[뉴스핌=이승환 기자]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잇따른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중국 은행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공상(工商),농업(農業), 교통(交通) 등 대형 은행의 지난 상반기 수익률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중국은행들이 새 먹거리를 찾지못하면 장기적으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6월 공상은행, 농업은행, 교통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494억위안, 1045억위안, 373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0.7%, 0.5%, 1.50% 늘었다.
증가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지난 몇 년의 실적과 비교해 보면 둔화 추세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 이 같은 수익률 둔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연이은 금리인하로 마진수익이 줄었고, 부실대출(부실여신)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수익을 잠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폭락으로 인해 수수료 수익도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농업은행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농업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1595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부실비율은 전년동기대비 0.59% 상승한 1.83%를 나타냈다.
공상은행의 부실대출 비율도 지난해 말보다 0.27%포인트 오른 1.40%로 집계됐다. 이 은행의 연간 부실대출 비율 경고지표인 1.45%에 근접한 수치다.
같은기간 교통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0.1%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으나, 연체된 대출의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은행의 연체 90일 이상의 대출은 지난해 말 446억위안에서 올 상반기 710억위안으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 경제관찰망(經濟觀察網)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채권잔액과 주의가 필요한 채권잔액이 2493억위안, 5515억위안 증가해, 전체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50%, 3.69%로 확대됐다.
잇따라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전통적인 수입원인 예대마진 수익이 감소한 점도 은행의 수익률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장졘칭 공상은행 이사장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5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예상 수익 270억위안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롄핑 교통은행 수석 연구원은 "부실채권 증가로 은행 자산 건전성에 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최근 연이은 금리 인하로 은행 수익 증가세가 둔화한 것도 은행의 리스크 대응 능력 제고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장졘칭 이사장은 지난 상반기 결산 보고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은행의 수익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가 삼기첩가(三期疊加, 성장률하락, 경제구조전환, 기존에 단행된 경기부양의 후유증 수습 등 3가지 어려움이 합쳐진 시기)"에 접어들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업계의 수익 둔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 한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통합경영, 인터넷 금융 등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향후 중국 은행 업계의 성장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