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도입, 직원들 만족할 실적평가시스템 제시해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 동력이 약화될 조짐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주의 확산을 추진해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쉬운 해고가 가능해지고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며 총선 이후 반대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이런 분위기는 노사협상으로 이어졌다. 4.13 총선 하루 뒤인 14일 서울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 금융노동조합은 2차 산별중앙교섭을 하겠다며 먼저 나타났다. 사용자협의회 대표는 참여하지 않아 협상은 무산됐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국민 누구도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해고 제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총선의 의미를 뒀다. 그는 오히려 “사용자협의회는 노조와의 산별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노동조합측의 일방적 협상이라고 반발했다. 교섭방식, 교섭대표 선임을 먼저 합의하자는 것이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총선 결과와 관계 없이 회원사들의 요구에 따라 금융권에도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의 상황은 악화됐다. 노동개혁을 반대하는 야당의 기세가 올라갔을 뿐 아니라, 노동계 출신 후보들이 크게 약진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번 총선에서 9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해 19대보다 3명이나 늘었다.
새누리당에서는 4명, 야권에서는 5명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사무총장 출신인 김성태 의원이 3선에 성공했고, 장석춘 전 위원장도 당선됐다. 비례대표 3, 4번으로 당선된 임이자 전 부위원장, 문진국 전 위원장도 있다.
야권에선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영주 의원(금융노조 부위원장)이 3선에 성공했고, 비례대표였던 한정애 의원(대외협력본부장)도 서울 강서병에서 당선됐다. 김경협 의원(경기본부 부의장)도 재선에 성공했고, 충남 당진의 어기구 당선자는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비례대표 12번으로 당선된 이용득 전 위원장도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출신도 정의당의 심상정, 무소속의 김종훈 윤종오 등 3명이나 당선됐고 노회찬 홍영표 당선자까지 포함하면 총 5명이 범(汎)민노총 계열로 분류된다. 특히 김영주 노회찬 심상정 등 정무위원장이나 환노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 3선 의원이 야권에서 3명이나 배출됐다.
하지만 국내 금융산업은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의 1인당 GDP대비 금융산업 임금은 2.03배로 미국(1.01배) 일본(1.46배) 영국(1.83배)보다 높다.그런데도 수익성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보면 2011년 8.40%에서 지난해 2.14%로 낮아졌다. 미국은 2014년말 기준 8.97%나 됐다. 심지어 구조조정중인 국내 조선업과 해운업의 ROE도 각각 3.99%, 3.40%로 은행보다 높다.
시중은행 부행장은 “성과주의는 신한은행에서는 이미 도입하고 있고 은행권 자체적으로도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모두가 납득할만한 성과평가시스템을 구축해가며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