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김성식 "한은법 위반", 유승민 "추경으로 해결"
[뉴스핌=이윤애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소속 여야 의원들은 30일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원에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집중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8일 정부는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 확충을 돕기 위해 한국은행 주도로 11조원 한도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 1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의결할 계획이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시스> |
야당 측 의원들은 민간기업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을 동원하는 것은 한국은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나쁜 전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에 한은까지 썩어가고 있는 동아줄을 잡아당겨야 하냐는 논란이 거세다"며 "한은이 펀드 조성 이유로 밝히는 '금융안정'을 위한 목적은 은행에 대한 것이지, 부실은행 대출을 직접 관장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안에 대처하는 비상대책"이라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18대에서 한은법 개정에 본인이 참여했음을 밝히며 "한은법에 따라 (발권력 동원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해야하는데, 한은에서 펀드를 정했다는 총재의 발언 자체도 한은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은법 제25조에 따라 "이를 의결한 금융통화위원이 추후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도 "자본확충펀드는 두 국책은행이 사고를 쳐서 BIS(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 것 같아 만든 것"이라고 지적하며 "중앙은행인 한은을 국책은행의 일부 구조조정에 나서게 하는 건 기본 준칙을 어기는 것으로 앞으로도 반복되선 안되는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중앙은행인 한은이 1조원이든 10조원이든 100조원이든 이런 식으로 발권력을 동원해선 안 된다"라며 "이대로 된다면 기업 부실 청소하기 위해 만든 산업은행으로 전락한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자금을 사용해 해당 부분을 충당하자며 전날 기재위 업무보고를 언급, "기재부가 추경에 대해 어떤 용도를 쓸건지 구체적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두 야당 의원들이 (자본확충펀드를 반대한다고)말씀하셨고, 여당에서도 큰 반대가 없으면 지금이라도 (추경을 활용해) 재정(부담)으로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재정에서 맡는 게 원칙"이라며 "재정에서 맡는다면 중앙은행이 들어갈 필요는 별로 없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