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3억원 이하로 축소..서울·수도권 제한
[뉴스핌=송주오 기자]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총량규제에 나선다. 대표적인 주택대출 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의 대출 요건을 강화한다. 지원규모를 축소하고 자격요건을 강화해 대출 수요를 원천적으로 줄인다.
보금자리론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한 정책금융 상품으로 10~30년간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설계한 장기 주택담보대출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9일부터 보금자리론의 지원요건을 강화한다. 주택가격을 9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대출한도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다. 여기에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라는 연소득 조건을 추가했다. 자금용도는 구입용으로만 명시해 다른 용도의 지원은 불가능해졌다.
국민은행에서 집계한 지난 8월 기준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3억30만원으로 보금자리론의 기준을 상회한다. 서울, 경기 및 수도권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원을 훌쩍 넘어 보금자리론 지원대상에서 대부분 제외된다. 이 통계에 따르면 평균 매매가격이 3억원 이하인 곳은 5개 광역시와 그 외 지방이다.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요건 강화를 통해 과열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꺾어 가계부채를 연착륙 시키려는 전략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가계부채의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매달 신규 대출액이 수조원에 이르는 등 높은 수요가 꺾이질 않아서다. 지난달에만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가계대출은 8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9월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에 달한다. 전 금융권으로 넓히면 가계부채는 1250조원을 돌파하는 등 매달 사상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도 검토 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은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춘 바 있다.
다만 금융위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지원요건 강화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들의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현재 지원자의 56% 가량은 계속해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금자리론 이용이 불가능한 소비자에겐 디딤돌 대출을 공급하고 은행 등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목표치인 10조원을 넘어서 리스크 관리가 중점적으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라며 "또 무주택 서민들의 주택 마련을 위한 정책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