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혈맹 재고해야, 주변국 관계 재정립 요구 거세
[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면서 중국 사회에 반북한 정서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일각에서는 한국, 북한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북한의 핵도발과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전례없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저명 역사학자 선즈화(沈誌華)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연구원 겸 화둥사범대학 교수는 최근 한 대학 강연에서 “북한은 잠재적 '적국', 한국은 잠재적 '친구'”라는 견해를 밝혀 이목이 집중됐다. 선 교수는 “북한 도발은 중국에 실질적 위협을 주는 수준”이라며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전략적으로 외교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특히 선 교수는 한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선교수는 “지금과 같은 한반도 긴장 국면은 일대일로(壹帶壹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중국의 대외 확장 정책에도 유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일본,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 주요 아시아 국가와 영토·역사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이슈 관련 한국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국익에 이롭지 않다. 중국은 한·미·일 철의 삼각 동맹 중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중국 쪽으로 끌어와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를 활용하고 관련 이슈 해결을 위해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저명 민간 칼럼니스트인 인궈밍(尹國明)는 최근 자신의 칼럼을 통해 “한반도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싸움이지 중국 북한과 한·미·일 연합간의 싸움이 아니다”며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고 중국 국익에 실질적 위협을 준다면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다시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네티즌은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웨이보(微博) 댓글에서 “북한은 골칫덩어리다. 중국 국가 이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한·중 관계가 불과 2년만에 급전직하한 것도 따지고 보면 북한 때문이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는 중국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는 만큼 중국 정부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오랜 동맹국인 북한을 버리고 한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위험한 생각이 아닌가”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 외에도 관련 글에는 “중국이 냉전시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주변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해야 할 시점에 왔다는 점에 공감한다”, “’적 아니면 동지’라는 이분법적 시각 보다는 각자 자국 이익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하는게 현명한 일” 등 이성적 댓글이 상당수 달려 눈길을 끌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