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3년·추징금 5억원'서 감형
정운호 몰래변론 3억원 수임료 무죄
[뉴스핌=김범준 기자]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8·구속) 변호사가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 및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 변호사에 대해 징역 2년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가 내린 징역 3년에 추징금 5억원 선고보다 감형됐다.
탈세 혐의로 함께 기소된 법무법인 화목은 이날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사장 출신이라는 공무원의 지위를 부정하게 남용했고, 공공성을 지녀야 할 법률 전문가의 책무를 져버렸다"고 판단했다.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재판부는 홍 변호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받은 2억원은 유죄로 봤다. 지난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메트로 1~4호선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의 금액이다.
홍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개업축하금이나 제3자의 형사사건 변호사비로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2015년 정씨의 상습 해외 원정도박 혐의에 대한 수사 무마 청탁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받은 수임료 3억원에 대해서는 '몰래 변론' 비용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 기간 동안 담당 검사와 통화하거나 연락한 사실이 보이지 않고, 변호사 선임계 제출없이 수사책임자인 3차장 검사와 면담했을 때도 불구속수사를 새삼 부탁할 이유가 없다고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홍 변호사가 지난 2011년 변호사 개업 이후 실제 수임료를 축소 신고하는 등 15억원대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4월 홍만표(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와 함께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7·27기) 변호사를 제명했다.
제명은 변호사법상 5단계 징계 수위 중 두 번째로 강력한 처분으로, 향후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