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 근대 사진의 시초 최계복 작가의 유족이 사진 원본과 필름을 국립현대미술관에 대거 기증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지난 2월12일 1930~4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최계복(1909~2002)의 사진작품과 판건을 국내 유족(대표 정은규)으로부터 기증 받았다.
영선못의 봄, 1933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최계복은 1930~40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1세대 사진작가로 한국근대사진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작가는 1909년 대구에서 태어나 17세에 일본 교토로 건너가 필름 현상과 인화 작업 등을 배우고 돌아와 '최계복 사진기점'을 열고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뿐만 아니라 신문사진, 현장중심사진, 리얼리즘사진, 광고사진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겨 한국사진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피사체를 단순한 대상으로 보기보다 그 안에서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예술적인 것을 찾아내려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물이 아닌 예술 작품의 반열에 올랐다. 대구사진공모전, 조선일보 납량사진공모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 입상했고, 동료 사진가들과 함께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다. 이후 196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2002년에 작고했다.
최계복 작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돤 작품은 1933년 최계복 작가가 첫 촬영한 '영선못의 봄'을 포함한 원본사진 81점과 원본필름 169점(원판 네거티브)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는 사진작품은 총 1013점으로 그 시기가 대부분 1950년대 이후로써 1930~40년대의 근대 사진을 대거 기증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기증은 한국 근대 사진의 시작과 그 계보를 연구하는데 큰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또한 작가가 1947년 조선산악회 제4회 국토구명사업 중 울릉도·독도 학술조사에 사진보도원으로 참가해 촬영한 독도관련 필름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당시 국토구명사업의 기록사진 중 유일한 독도관련 사진으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 중 하나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계복 작가의 유족들에게 기증받은 작품 중 일부 원본필름을 디지털프린트 형식으로 출력해 4월25일부터 12월16일까지 열리는 '기증작품 특별전 2010~18'에서 공개한다. 또한 추후 '기증작가 특별전'을 통해 기증받은 작가의 사진 원본과 필름을 모두 공개해 최계복의 사진예술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근대기 사진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최계복 작가의 작품을 기증해 주신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기증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기증자의 소중한 뜻이 '기증작품 특별전 2010~18'을 통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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