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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심구섭 이산가족 대표 "정치쇼보다 생사확인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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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이산가족 상봉 전체의 2% 수준 지적
"남북간 상시 영상통화·엽서왕래로 이어져야"
"이산가족 문제, 4~5년 뒤면 논의 대상서 제외될까 우려"

[서울=뉴스핌] 이성웅 기자 =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민족 비극의 당사자인 이산가족들도 감회가 새로운 상황이다. 그들은 두 정상이 닫혀있던 이산가족 문제의 물꼬를 터주길 바라고 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19만 이산가족들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심구섭(83)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대표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심 대표는 함경남도 정평군 출생으로 지난 1947년 남으로 건너왔다. 북에 어머니와 남동생과 여동생을 두고 아버지와 둘만 건너 온 심 대표는 지난 1994년에서야 겨우 남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심 대표는 "지금처럼 금강산에서 만나는 게 아니라 중국에서 초청해서 합법적으로 만나게 됐다. 한·중 국교가 수립되기 전까지 이산가족 만나는 건 생각도 못할 때였다"라며 "그 즈음부터 이산가족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생과의 만남을 계기로 심 대표는 통일부의 제안으로 남북이산가족교류회에 합류한 뒤 지난 2013년도엔 아예 통일부 산하 사단법인인 이산가족협의회를 만들게 됐다.

이산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이산가족 상봉에 성공한 사람은 단 3980명에 불과하다. 전체 이산가족 규모가 19만3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고작 2% 수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들 사이에선 종전의 이산가족 상봉 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그는 "상봉 못한 이산가족이 훨씬 많기 때문에 지금처럼 100명씩 만나는 건 집권자들의 정치적 쇼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렇게 100명씩 만나는 것보다 생사확인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심구섭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8.4.26 lee.seongwoong@newspim.com <사진=이성웅 기자>

그러면서 이산가족 간 영상통화와 엽서 교류를 제안했다.

그는 "땅덩어리 작은 한반도에서 부모자식간 전화도 안되고 편지가 안되는 게 말이 되냐"라며 "만약 검열 문제가 있다면 엽서로 해서 사진도 스캔해서 보내는 등을 제도화했으면 하고 정상회담에서 두 수뇌부가 그러한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심구섭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기대하진 않는 눈치였다.

심 대표는 "이번엔 핵 문제가 제일 큰 사안인데 이는 단순히 한반도가 아닌 세계적 평화구축 문제다"라며 "이런 큰 문제 속에서 우리 이산가족 문제가 논의될 여지가 있는지가 의문이고 만약 된다면 생사확인이라도 먼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산가족 뿐만 아니라 국군 포로 문제도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그는 "국방부에서 국군포로가 500명 살아있다는 5년전 통계를 아직까지 언급하는데 나이 90살 넘은 노인들이 아직도 그만큼 살아있겠냐"며 "중국도, 미국도 전사자 유해를 가져가는 데, 우리도 이번 회담으로 평화가 구축되면 쌀을 보내서라도 모셔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산가족 문제가 논의될 시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 상봉 때 명단을 보니 북쪽에서 직계가족이 나온 비율은 10% 뿐이고, 나머지는 다 돌아가신 상황이었다"라며 "이산가족 1세대는 거의 다 사망했다고 봐야하는데, 위안부 문제처럼 4~5년 뒤면 논의대상에서 빠질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끝으로 심구섭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산가족 가정에서 나온 대통령이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잘 알 것이라고 본다"라며 "워낙 큰 문제지만, 이번 회담에서 조그마한 틈이 있다면 적극 반영해달라"라며 문 대통령을 향한 작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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