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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독일, 10년물 금리차 30년래 최대…"더 벌어진다"

기사입력 : 2018년05월16일 06:00

최종수정 : 2018년05월16일 06:00

양국 10년물 금리차 확대…"美 경기 신뢰 신호"
골드만 "내년 말까지 美 10년물 3.6%로 상승"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15일 오후 4시0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격차가 약 30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유럽보다 미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995%를 기록, 동일 만기 독일 국채 금리 0.610%보다 2.385%포인트 높았다. 지난주에는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격차가 1989년 4월 이후 최대치인 2.4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화 50달러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 국채 시장의 트렌드와 대비되는 것이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차가 계속 줄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금리 격차는 올해 들어 계속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전반적으로 미국 금리 상승세를 자극하고, 부진한 유럽 경제 지표는 독일 금리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잭 맥키나이어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같은 격차는 미국 경제가 세계 나머지, 특히 독일보다 더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금리차 확대 계속…ECB, 출구 첫발도 못 내디뎌"

분석가 일부는 양국의 금리 차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와 내년 각각 두 차례 이상, 세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신호하고 있는 데 반해, 유럽중앙은행(ECB)은 겨우 마이너스(-)금리 정책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와 ECB의 통화 정책은 미국과 연준보다 각각 3, 4년 후행하고 있다고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재정 부양책도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변수로 거론된다. 미국 정부의 1조5000억달러 규모 감세안과 1조3000억달러의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은 성장을 자극할 뿐 아니라 정부의 차입 수요를 높여 국채 발행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가 인용한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680억달러였던 미국 재정 적자는 오는 2020년까지 1조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이에 골드만삭스의 다안 스트루이벤과 데이비드 메리클은 미국 실업률 저하와 맞물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내년 말까지 3.6%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경제가 이미 완전고용을 넘어선 상황에서 재정 적자 증가를 유발하는 감세와 정부 지출 한도 증가는 상당한 수요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며 "이는 역사적 표준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올해와 내년 경기를 추가로 과열시키고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썼다.

미국의 부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독일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독일이 보통 흑자 재정을 운영하는 만큼 신규 국채 발행량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이는 독일 국채 금리를 끌어 내리는 요인이다.

이탈리아 등 주변부 국가들의 경기 성장세 둔화도 독일 금리를 밑으로 당기는 변수다. WSJ에 따르면 독일 국채 수익률은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그리스 등 유럽 주변국의 경기 우려로 상승세가 제한돼왔다. 최근 유로존 3위 경제 대국 이탈리아에서 둔화 신호가 나오면서 ECB의 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직 인컴 펀드의 마이크 스웰 공동 매니저는 미국과 독일 국채 금리 차 확대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취해 이득을 봤지만 최근에는 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말했다. 유로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과 달리 주춤해 독일뿐 아니라 올해 미국의 금리 상승세 역시 제한될 수도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에 못 미쳤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해 지난 11일 미 국채 5년물과 30년물 금리 격차는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로 좁혀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미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11일 트위터에 장기 국채 금리가 내려간 데 따라 생기는 장단기 금리 차 축소는 "인플레이션은 문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며 "하지만 이는 연준의 올해 세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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