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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외압 의혹’ 검찰 내홍 마무리 국면…문무일의 남은 과제는?

기사입력 : 2018년05월21일 15:12

최종수정 : 2018년05월21일 15:13

검찰 간부 2명 불기소 결정‥문무일 손 들어준 '전문자문단'
검찰 안팎 "상명하달식 의사결정 시스템이 불러온 문제‥제도보완 필요"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홍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섰지만, 이를 계기로 지휘 체계 등 검찰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검찰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 전문자문단은 지난 19일 12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 끝에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과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판단을 뒤짚고 문무일 검찰총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 2018.05.18 yooksa@newspim.com

이번 결정으로 수사 외압 의혹을 받았던 문무일 총장의 정당한 수사 지휘였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문 총장이 리더십 위기를 한 고비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검찰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아우르는 지휘 체계 전반을 손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검찰 내외부에서 흘러나온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검이 위원 과반을 위촉하는 전문자문단을 맞춤형으로 급조해 원하던 결론을 도출했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또 "법과 원칙에 우선하는 상명하복의 잘못된 조직문화가 검찰 내외의 반발에 부딪쳐 갈라지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조직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결국 이번 사태를 제대로 봉합하기 위해선 수사 지휘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하는 동시에 수사과정에서 외압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보완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검찰 지휘 체계가 얼마나 수직적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수사 담당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윗선과 의견차가 있을 경우 사실상 이를 어기고 수사를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사태 역시 그 불만이 표면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선 검사들이 수사 과정에서 지휘라인과 의견 조율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수평적 의사 결정 시스템이 제도적 차원에서 마련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검찰은 기본적으로 기소 여부 결정을 비롯한 일련의 수사 관련 권한을 담당 검사에게 일임하고 있으나 사회적 파급력이 크거나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상급기관의 수사 지휘가 가능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수사 검사는 이 과정에서 상급기관과 이견이 있을 경우 서면을 통해 이의제기가 가능하지만, 사실상 쉽지는 않다는 게 내부 의견이다.

이에 문 총장은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짓기 위해 인적 쇄신과 함께 제도 개선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총장은 21일 출근길에 일부 취재진들과 만나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들어 의사결정 과정이 최대한 합치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문단 결정 직후, 문 총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의 의사결정 시스템 중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맞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태는 수사단이 "문 총장이 대검 간부 기소 여부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대신 전문자문단을 꾸려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검 측은 '정당한 수사지휘'였다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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