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위기의 J노믹스] 제약·바이오 특성 파악 못한 정책…“따로 노는 부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황금알 낳는 의료 빅데이터…“현실에 뒤처진 규제”
신약 개발 R&D 비용 고려한 회계처리 기준 필요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제약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명해왔다. 하지만 1년 후 관련 정부 부처들은 구심점 없이 중구난방이며, 가장 시급하게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문은 소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맞춤형 헬스케어와 혁신신약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제약·바이오 현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 당국, 의료 산업에 자금 투입… 규제 완화는 ‘미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제14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미래성장동력 특별위원회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혁신성장동력 시행계획’의 심의를 확정했다.

정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차세대통신, 드론, 혁신신약, 맞춤형 헬스케어 등 13개 분야에 올해 약 1조3334억원 투입을 시작으로, 오는 2022년까지 총 9조 230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13개 분야 중 맞춤형 헬스케어와 혁신신약 등 2개 분야에만 투자 금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4조4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됐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맞춤형 헬스케어 연구개발에 2조7600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암 진단·치료법 개발과 함께 병원정보시스템 개발을 지원한다. 또 신규 수출 유망 의료기기 30개를 개발하고, 수출 10억달러 이상 의료기기를 7개(2017년)에서 2022년 12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혁신신약에는 1조5960억원을 투자해 신약 후보물질을 85개(2015년)에서 2022년 129개까지 늘리고,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액을 102억달러에서 130억달러까지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제약·바이오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까지 발표했지만, 정작 업계의 반응은 기대와 엇갈렸다. 과도한 규제환경 완화와 특성에 맞는 제도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병원 등 보건산업계는 4차산업혁명을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딩컴퓨터 등 ICT 신기술의 의료분야 적용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 그 중심에는 ‘의료 빅데이터’가 있다.

특히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의학’은 미래 헬스케어의 핵심이다. 기존의 경험과 평균에 의거한 치료가 아닌, 유전체 분석기술을 통해 환자별 맞춤 진료와 질병 예측이 가능한 기술이다.

일례로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가슴 절제 수술을 선택했다. 졸리의 어머니와 이모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졸리 역시 2013년 시행한 ‘유전자 빅데이터’ 검사에서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87%에 육박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 빅데이터 쌓아두고 활용 못해… 법적 제도 확립 절실

이에 주요 선진국들은 의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본격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IT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완화 조치를 시행했으며, 빅데이터 활용 방안이 포함됐다.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없게 비식별화된 정보인 ‘익명가공정보’에 한해 본인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미국은 신산업에 대해 기존의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주는 ‘사후규제’를 통해 빅데이터 활용을 지원 중이다. 정보 공개에 까다로운 유럽연합(EU)도 학술·통계 등 비영리 목적에 대해서는 동의 없이 정보 공유를 허가한다.

반면 한국의 빅데이터 활용은 규제의 덫에 가로막혀 뒤처진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민건강보험 덕분에 5000만명 전 국민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료 제공에 대한 법적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현행 보건의료기술진흥법은 공익적 목적에만 중앙 정부의 빅데이터 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건의료업계는 ‘공익적’이란 단어가 모호하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공익적 연구라는 기준을 기관마다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안 부처는 “절대 주면 안 된다”고 막아서고, 연구하는 쪽은 “자료를 좀 더 달라”고 충돌한다.

그러나 결국 ‘공익적’이란 규제에 가로막혀 국공립의료기관, 정부 유관 부처 등을 제외하고 제약사, 학술 연구소, 민간 종합병원 등은 건보공단의 빅데이터 자료를 사실상 받아보기 힘들다.

자료사진 /이형석 기자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양질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도 현행 법령은 공익에 사용되는 경우에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책 연구 이외에 자료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며 “보호와 활용 두 관점을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의료 빅데이터 정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어, 예산 편성은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신약 및 의료기기, 스마트헬스케어 개발 등을 이유로 각 부처별 예산을 편성 받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앙 정부가 나서서 한 곳으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R&D 비용, 회계처리 기준 불확실… 가이드라인 필요

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회계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처리 방식을 두고 ‘자산화’ 여부에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R&D 비용 자산화는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투자 금액을 회사 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신약개발은 6~7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며, 보통 수십 년이 소요된다. 특히 1%의 가능성을 보고 수백 번의 실패를 거쳐 탄생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한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기업들은 기술적 실현 가능성, 미래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R&D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 R&D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기업자율에 맡긴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R&D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해온 국내 일부 바이오기업의 관행을 문제 삼아 특별감리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달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들의 R&D 자산화 비율은 회사마다 달랐다. 회사의 전체 R&D비 중 1~30% 비율을 자산화 한다는 기업이 27.3%(약 7개), 31~50%인 기업이 22.7%(약6개), 51~100%인 기업은 13.6%(약4개)로 나타났다.

명확한 회계처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는 84%가 공감했다. 또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 개발 분야별 회계기준이 필요하다는 데는 78%가 찬성했다.

R&D 단계별로 비용 자산화 적용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임상1상을 개시할 경우 △임상3상을 개시할 경우 R&D비용을 자산화 하자는 응답이 각각 2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상 2상 개시가 17.4% △임상 2상 완료 8.7% △품목허가 완료 후 8.7% △임상3상 완료 4.3%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도 17.4%로 높았는데, ‘R&D 자산화 기준을 정하지 말고 기업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이 포함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바이오산업의 회계처리는 일률적인 기준보다는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r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