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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문박물관 ‘유령마을'...300억 혈세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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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저조한 방문객수에 '예산낭비' 비판 이어져
창신·숭인지구 등 갈피 못 잡는 정책.."취지 무색"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서울 종로구 서대문역에서 7분 정도 걸어가면 외로운 마을이 나타난다. 인적이 드물고 스산한 모습이 꽤나 을씨년스럽다. 덩그러니 놓인 안내판이 이곳이 ‘돈의문박물관 마을’임을 알려준다.

평일 한낮이지만 보통 관광지라면 방문객이 보이기 마련. 그러나 마을은 찾는 이 하나 없다. 텅 빈 공터에 빈 의자만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사람이 없어서 사진 찍기 편한 것은 아이러니다.

지나치게 고요한 나머지 인기척을 느낀 순간 화들짝 놀라기 일쑤다. 어느새 옆에 와있던 관리 직원에게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어요?”라고 묻자 “4시 넘으면 도슨트(관람 안내인)가 오는데 그때는 사람이 좀 있어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마을 모습도 어딘지 어수선하다. 전통적인 풍경도 아니고 현대적인 면도 아닌 것이 묘하게 뒤섞여 불협화음을 낸다. 옛스러운 한옥들이 즐비해 있지만 바로 옆에는 최신식 엘리베이터가 있다. 콘셉트가 정확히 무엇인지 의문이다.

서울 종로구 송월길 돈의문박물관 마을 [사진=박진범 기자]

◆300억원 들인 박물관마을...방문객 없어 '썰렁'

돈의문은 서대문의 옛 이름으로 조선 세종 때 지어졌다. 일제가 도시 확장을 핑계로 철거해서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서울시는 이곳에 2014년부터 박물관마을을 조성했다. 하마터면 공원이 될 뻔했던 마을 부지를 문화시설로 용도 변경하고, 한옥과 건물 총 39개 동을 리모델링했다.

취지는 좋았다. 마을 단위 도시재생계획 첫 사례로도 꼽혔다. 지난해 8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9월 도시건축 비엔날레가 성황리에 열렸다. 기세를 몰아 올해 4월 정식 개관했다.

그러나 야심찬 계획에 비해 결과가 실망스러웠다. 일단 찾는 사람이 드물다. 간혹 근처 주민이나 점심시간 산책을 나온 직장인들뿐이다. 외국인관광객이 있을 리도 만무했다. 혈세를 들여 ‘유령마을’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방문객이 없는 것은 서울시와 종로구의 분쟁 탓이다. 시와 자치구가 마을 소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 음식점과 공방, 한옥게스트하우스, 전시갤러리 등이 제때 입점하지 못했다.  먹어야 할 곳, 봐야 할 곳, 체험해야할 곳이 없으니 관람객들이 모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 사이 관리·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지난 5월에는 기습 폭우로 곳곳이 물이 새 부실공사 논란까지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전시가 열리는 등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문화역사사업의 값어치를 단순 방문객수로 따지지 말라고 옹호한다. 그러기엔 들인 돈이 한두 푼이 아니다. 돈의문박물관 마을 완공에는 총 2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마을 내 경찰박물관이 이전되면 추가로 4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한적한 돈의문박물관 마을 모습 [사진=박진범 기자]

◆갈피 못 잡는 개발정책들...“이익만 기대했다가 취지 무색”

서울시가 헤매는 사업은 또 있다. 서울형 도시재생사업 1호 지역인 창신·숭인 지구는 200억원이 투입됐다. 건축과 주거 환경을 정비하고 지역을 활성화하자는 목표였다. 그러나 어설픈 결과물에 주민들 원성만 샀다. 투기꾼만 신났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일 년째 전시행정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서울로7017도 마찬가지다. 미국 뉴욕 하이라인공원을 모델로 약 60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가 안전 문제만 불렀다.

한강 노들섬 개발은 10년 동안 계획을 수차례 변경해 시간만 낭비한 사례다. 서울시가 기존 오페라하우스 설립을 백지화시키고 텃밭을 만들겠다고 했다가 비판 여론 탓에 계획을 또 바꿨다. 지금은 다시 문화공연 공간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월드컵대교·상암 롯데몰 부지·세운상가 등 수년째 표류하거나 실망스런 결과를 부른 사업이 산적하다.

서울로7017 [사진=서울시]

도시계획 전문가는 “경제적 이익에만 과도하게 몰두했다가 취지마저 무색해진 결과”라고 꼬집는다. 조명래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장은 “일원화된 정책을 양적지표만 가지고 밀어붙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개발 과정에서 주민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도시재생사업은 단순히 물리적 개발이 아니라 주민들이 문화공동체 사업으로 십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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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11승, 배드민턴 새 역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면서 2025년을 마무리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안세영. [사진=BWF] 1게임은 안세영이 주도했다. 8-8 이후 랠리 싸움에서 우위를 잡았고, 왕즈이의 범실이 겹치며 21-13으로 먼저 가져갔다. 2게임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왕즈이가 공격 정확도를 끌어올리며 리드를 지켰고, 안세영은 추격했지만 18-21로 내줬다. 3게임은 체력전 양상 속에서 왕즈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안세영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5-6까지 달아난 뒤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한 점 남겨둔 20-10에서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다. 주심은 메디컬 타임을 주었지만 안세영이 원했던 스프레이는 뿌리지 못한 채 경기에 다시 돌입했다. 안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고 뛰었다.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셔틀콕을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 '96분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 [사진=BWF]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며 '11승 세리머니'를 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중국 홈관중을 침묵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 차를 입증했다. 안세영의 시즌 11승은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시즌 성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한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최고 승률이다. 안세영. [사진=BWF]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파이널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257만 달러로 역대 최고다. 안세영의 2025년은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한 시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안세영이 파이널스 챔피언에 오르자 SNS에 시즌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을 거둔 한국의 안세영 사진을 게재하면서 'GOAT'라는 단어를 새겨넣어 그녀가 이미 리빙 레전드임을 인정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2-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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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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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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