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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노무현의 오랜 친구’ 김병준, 한국당 구원투수로 등판

기사입력 : 2018년07월16일 21:50

최종수정 : 2018년07월16일 22:14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사석에서 “오랜 친구”라고 불렀던 사람
노무현 학계 인맥 좌장...지방분권 외치며 ‘수도 세종’ 기획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결국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낙점됐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아 참여정부의 정책 혁신을 주도했고, 냉철한 현실 인식과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발휘할 분"이라면서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것이 투철한 현실인식과 치열한 혁신인 만큼 김 교수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참여정부 정책실장...노 전 대통령이 '오랜 친구'라 불렀던 그 남자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가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차 신보수주의 국가개혁 심포지엄'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김병준 교수’라고 하면 누구나 노무현의 사람으로 알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평소 김 교수를 “오랜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다. 자타공인 노무현 정부의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던 두 사람, 세간에선 김병준 전 정책실장과 이정우 전 정책실장을 이렇게 불렀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992년 14대 총선에서 낙마하고 와신상담했던 시절 10년 이상을 곁에서 지켰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자문학자들이 공개되기를 꺼렸던 반면 거의 유일하게 드러내놓고 노무현 캠프 사람임을 자임했다.

당시 노 후보 캠프 담당자는 “기자들이 자문학자 그룹을 질문할 때마다 저쪽(당시 한나라당)은 유명학자 수백 명의 이름이 줄줄 나오는데, 우리는 항상 ‘김병준 교수를 비롯한 30여명’이라고 말해야 하는 답답한 처지였다”고 술회할 정도다. 그만큼 노무현에게 소중한 존재가 김병준 교수다.

1995년부터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 유권자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시민운동 참여로 상징되는 ‘재야 성향’도 노 전 대통령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스스로 “지방행정과 분권에 관한 운동을 학자 입장보다는 시민운동 차원에서 했다”고 말할 정도로 현실 참여 성향이 강하다.

참여정부 학계 인맥의 좌장...지방분권 외치며 ‘수도 세종’ 기획

10여년 동안 노 전 대통령과의 토론을 통해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의제인 ‘지방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을 가다듬었다. 대선 당시엔 정책자문단 단장을 맡아 노 후보의 ‘복심’으로 공약 대결을 최전방에서 지휘했다.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의 이론적 체계를 세웠던 참모 중 대표적인 인사로 꼽힌다.

학자그룹의 맏형 역할을 해내 ‘보스 기질이 있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정치인인 임채정 전 의원, 신계륜 전 의원은 물론 관료 출신인 김진표 의원과 친했다. 마당발로 고건 전 총리와도 잘 아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 98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방송토론회 패널로 출연, 당시 고건 후보의 둘째아들 병역 기피 의혹을 추궁한 악연이 있었지만 고 후보가 당선된 후 시민평가단장을 역임하면서 좋은 관계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당시 주변에선 김 교수가 겉으론 강직하게 보이지만, 적이었던 상대방도 아군으로 손잡을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로 들어간 노 전 대통령이 김 교수를 그리워해 청와대 출범 초기, ‘장관급 위원장’ 자리를 신설해 김 교수를 입성시키려는 노력이 추진될 정도였다. 현재 대통령직속 각종 위원장이 장관급 인사가 된 것도 김 교수가 그 시발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노무현 인수위 시절 사상 최초로 대통령 당선자가 지방을 돌며 ‘국정토론회’를 열었을 때, 그 모든 행사의 사회를 거의 빠짐없이 김 교수가 맡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김 교수가 추천하는 사람은 낙마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노 전 대통령처럼 상고(대구상고)를 졸업했으며, 영남대를 나와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후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에 대한 전문가로서 인정받았다.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가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차 신보수주의 국가개혁 심포지엄'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그러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김 교수의 명성도 정치적 ‘화무십일홍’을 비껴갈 수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폐족으로 몰린 친노계에서도 배척당했고, 박근혜 정부 때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보수진영의 진영논리로 역시 낭인 신세를 면치 못했다.

탄핵 정국에서도 보수 진영에서 기꺼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한국당 누구도 그를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해, 항상 총리 후보나 비대위원장 후보군에만 오르는 비운의 학자였던 셈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 '실정' 해부할 저격수 역할...한국당 '내홍' 봉합 숙제로 떠안아

김병준 국민대 교수/김학선 기자 yooksa@

김 교수는 한국 사회나 정당이 봉착한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서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 서두에서 잘못된 판단을 야기하는 '무용지식'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대표적인 무용지식으로 사람들은 정권만 바뀌면 다 되는 줄, 정치권은 집권만 하면 세상을 다 바꿀 것처럼 외쳐대는 것을 짚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집권’만 생각합니다. 뭉치고 모아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스스로 개혁과 혁신을 통해 이러한 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는 뒷전입니다. 무슨 가치를 중심으로 모일 것인가도 뒷전입니다. (중략) 정치권 밖에 있는 그럴듯한 인물 몇 명 영입해서 물타기 할 고민도 하고요. 무엇이 그 바람을 불렀는지에 대한 원천적 고민이나 제대로 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저서 본문 172~173쪽)" 

‘폭망’했다는 한국당은 바닥부터 당을 재건할 적임자로 김 교수를 선택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은 김 교수를 낙점한 이유로 “학자적 소신을 갖고 냉철한 현실 인식과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발휘할 분”이라고 했다.

탄핵 정국을 지나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 김 교수는 좌우 날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책임을 안고 한국당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의 정확한 현실 인식이 보수 진영에 살 길을 찾아줄 수 있을지 지켜볼 때다.  

<김병준 교수 약력>
1954년 3월 26일 경북 고령 출생
대구상고, 영남대 정치학과,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정치학과, 미 델라웨어대 정치학 박사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미 델러웨어대 연구교수,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소장, 한국정책학회 총무이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자치위원장, 국민대 지방자치경영연구소장, 서울시 시민평가단장, 경찰위원회 위원 국민대 행정대학원장,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책자문단장,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간사, 참여정부 정책실장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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