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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총리, 시 주석·리커창 총리 회담…'일대일로 비용 재협상이 핵심'

기사입력 : 2018년08월20일 11:49

최종수정 : 2018년08월20일 11:49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닷새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중국 사업 제안을 받아들여 나라를 빛더미에 앉게 한 나지브 라자크 전 정부를 비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마하티르 총리가 중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양국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이끌어 내면서 동시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비용 재협상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중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19일 중국기업인클럽(China Entrepreneur Club)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중국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중국기업인클럽(China Entrepreneur Club)에서 중국의 동부해안철도(ECRL)와 석유·가스 송유관 사업 제안을 받아들여 말레이시아에 빚의 덫에 걸리게 한 나자크 전 총리를 비난했다. 그는 "그들(전 정권)이 많은 돈을 빌렸고 지금 우리는 빚진 돈을 상환하는 문제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프로젝트들과 대출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 프로젝트들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나라 경제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 나중에는 득이 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끌어들인 융자가 커 상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마하티르는 20일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연달아 만난다. SCMP는 마하티르의 정책 1순위가 부채 감소인 점을 감안해 프로젝트 비용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국가 총 부채는 1조링깃(약 273조2500억원)이 넘는다.

지난 5월 정권 교체에 성공한 마하티르는 중국에만 이득이 되는 사업이라며 철도·송유관 프로젝트 추진을 전격 중단했다. 200억달러 규모의 ECRL 프로젝트는 중국의 원대한 일대일로 꿈의 일환으로 중국 윈난성 쿤밍과 말레이시아 북부에서 태국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철도와 연결되는 철도 신설 사업이다. 송유관 사업 규모는 23억달러다. 두 프로젝트는 사업비 550억 링깃(약 15조원)의 85%를 중국 수출입은행 대출로 메꾸고 중국 업체들이 진행하기로 합의했었다. 

사업 비용을 줄이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프로젝트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마하티르는 중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 유치와 양국 간의 전략적 관계 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기업인들과 회동 자리에서 마하티르는 "우리는 중국 기업들을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필요하지 않은 프로젝트의 고 비용을 대기 위해 외부에서 돈을 빌리는 것에 반대할 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 드론 업체 DJI의 베이징 본부를 방문한 그는 "기업이 비교적 신규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한 데 놀랐다"며 "그것은 우리가 말레이시아에서 보고 싶어하는 종류의 이야기이다.  중국 기업인들과 협력하고 그들의 방식과 도덕성에 대해 배우면 우리도 똑같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중국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냈다. 

사업 비용 재협상은 물론 무역 문제, 전략적 관계, 남중국해 분쟁도 20일 회담의 논제다. 전문가들은 마하티르가 경제를 우선 염두에 둔 상황에서 바다 문제는 신중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샤리만 록맨 전략국제연구소(ISIS) 선임 연구원은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에 있어 구체적인 대화는 진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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