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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금일중국] 적의 친구와 손 잡은 중국, 무역전쟁 국면의 수상한 중일 밀월

기사입력 : 2018년10월26일 16:50

최종수정 : 2018년10월26일 17:16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 일본 아베 총리의 방중으로 오랫동안 냉각됐던 중일 관계가 급속히 해빙무드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아베 총리는 500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25일 중국을 찾았다. 2박 3일간의 일정이며 26일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 사회는 일본 총리를 국빈으로 맞아 한껏 고무된 표정이 다. 일본 총리가 중국을 찾은 것이 7년만에 처음으로 그 자체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일본 지도자 방중을 전에 없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25일 매체들은 아베 총리의 베이징(北京) 도착 소식을 전하면서 '중일 상호관계에 새 시대가 열렸다’ 고 밝힌뒤 ‘경제나 안보 분야에서 보다 협력적인 관계로 나가야 한다’며 기대감을 내보였다.

베이징 외교가 안팎에서는 ‘지난 5월 리커창(李克強)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것이 얼음을 깨는 여행(破冰之旅)이었다면 이번 아베 총리의 방중은 얼음을 녹이는 여행(融冰之旅)이다’는 말까지 나온다.

매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중일 관계는 경쟁 관계에서 이미 협력 관계로 접어들었다"는 일본에서의 아베 총리 발언을 소개하며 '중일 밀월'시대를 위한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그동안 중일 양국은 사사건건 충돌하며 장기간 대결 상태를 보여왔다. 이렇게 냉랭했던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는 것은 상호이익을 위해 어느 때보다 협력적 공조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일 양국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올초부터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중국은 3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무역보복 공세로 최근 몇 년새 경제 및 사회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맞았다. 지난 7월 고율 관세 부과로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서 경제성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금융위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무역전쟁의 파고를 넘기 위해 중국으로서는 미국 아닌 다른 나라와 무역 투자 분야 경협을 확대하는 것이 급박해졌다. 소강상태에 빠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협력 체제 구축 필요성도 한층 절실해졌다. 이를 성사시켜나가는데 있어 이웃 경제대국인 일본의 협조만큼 긴요한 것이 없다.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들은 아베 총리를 손님으로 맞은 중국이 일본에 대해 동아시아 경제협력 촉진과 RCEP와 같은 역내 포괄적 경제 협력 협정 구축을 강하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이 대중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이유는 경제적 실리와 함께 전환기 한반도 정세속에서 ‘일본 패싱’ 우려를 떨쳐내는데 중국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 있어 중국은 시장으로서나 상호 경제 보완성 면에서 여전히 엄청난 매력을 가진 나라다.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면 양국 관계가 의외의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지금 일본 역시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분야 등에서 미국으로 부터 통상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다. 일본도 미국이 도발한 세계 무역전쟁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운 나라가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으로서도 중국과의 경협 및 역내 무역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은 미국 공세를 견제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본이 꾸린 500명이라는 대규모 사절단은 중국과의 경협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방증이다.    

중일 정상회담이 열린 26일 인민대학(人民大學) 학자는 “중일 두 나라가 아베 총리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향후 통화스왑이나 역내 협력, 자유무역 협정 등에 대해 한층 깊이 있는 대화와 협력적 관계를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일 간에는 향후 정부와 민간 차원의 교류가 한층 촉진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에서는 아베 총리 방중을 앞두고 양측 전 고위 관료와 재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 글로벌화와 아시아 인프라확충, 중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포럼도 열렸다.

중일 관계가 긴밀해지고 경협이 확대되는 것은 한국의 대중 경협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중차대한 변수다. 중국은 일본과 역내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 제조기업과 식음료 유통 기업들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시장 접근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중국 현지 한국 기업들의 시장 기회가 상대적으로 위축될지 모른다. 중일 관계가 소원해질 때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반사 이익을 누렸던 것과 같은 이치다.

현재 중일 경제는 한중 경협이 경쟁적 관계로 바뀌고 있는 것과 달리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전히 강한 보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일본에 비해 중국은 장비제조 인력자원 비용 경쟁력에서 뚜렷한 우세다. 반면 일본기업은 기술 브랜드 마케팅네트워크 공정관리 등의 분야가 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미중무역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보완적 관계를 바탕으로 중일 두 나라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연접국을 위주로 한 제 3국 시장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계산이다. 중일 간의 이러한 밀착은 한국 기업의 해외 전략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은 최근 대외개방 확대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500명으로 꾸려진 일본 경제사절단이 중국 현지에서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할지도 주목거리다. 아베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이 투자 비즈니스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위기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의 친구인 일본까지 내 친구로 끌어들였다. 7년이나 정상 간 교류왕래를 끊었던 일본도 실리를 위해 중국과 다시 손을 맞잡고 있다. 역내 긴장 완화라는 점에서 중일 관계개선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두 나라 간 밀착이 경제와 안보 등 우리의 국익과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좀 더 세심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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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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