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컬처톡] 잘 사는게 더 힘든 세상, 당신은?…연극 '염쟁이 유씨'

기사입력 : 2018년11월16일 07:09

최종수정 : 2018년11월16일 18:03

2004년 초연, 14년째 사랑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삶과 죽음을 유쾌하게 그려…염습 과정 설명도
내달 9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하루도 빠지지 않고 뉴스에서는 죽음의 소식을 알린다. 누군가 건물에서 뛰어내렸다거나, 교통사고나 화재로 사망자가 몇 명이라거나, 누군가 타인 혹은 지인을 죽였다거나 등. 날이 갈수록 죽음의 방법이나 잔혹함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작품, 연극 '염쟁이 유씨'가 관객과 만나고 있다.

연극 '염쟁이 유씨' 공연 장면 [사진=㈜그룹에이트]

연극 '염쟁이 유씨'는 죽은 사람의 시체를 처리하는 염장이, 요즘 말로 장의사가 풀어놓는 이야기를 담는다.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2004년 초연한 이후 14년째 3000회 이상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만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2006년 서울연극제 관객 평가단 인기상 수상을 시작으로 다양한 수상 경력에 예매 사이트 관객 평점 10점 등 작품의 완성도와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이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평생 염장이로 살아온 '유씨'가 마지막 염(殮)을 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관객들은 장례문화를 견학하러 온 전통문화체험단이 된다. 특히 앞줄에 앉은 관객 중 한 명이 이들을 데리고 온 '기자'가 돼 '유씨'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게 된다. 자주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낯가림이나 부끄럼이 많다면 1열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기자'로 선택된 관객이 아니더라도 '유씨'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이야기가 진행되므로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 더욱 즐거운 관람법이다.

연극 '염쟁이 유씨' 공연 장면 [사진=㈜그룹에이트]

시신을 씻기고 수의를 입혀 입관하기까지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유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실은 가업을 잇기 싫었던 그는, 3년만 해보고 그만두라는 아버지의 권유에 시작했다가 평생 염장이로 일했다. 말 못하는 시신 대신 다양한 유족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다 배우게 된 그. 아무렇지 않게 이어가는 '유씨'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자, 이웃의 이야기이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덤덤하게 말하지만 아픔과 슬픔, 고통이 모두 담긴다.

사실 '유씨'의 마지막 염의 주인공은 그의 아들이다. 힘들고 외로운 염장이를 잇겠다는 아들에게 3년만 나가서 살아보라고 권유한 '유씨'는 차가운 시신으로 아들을 맞이해야 했다. 아들의 이름 '상식'을 부르짖는 '유씨'를 보자면, 가족의 사랑은 물론이고 자연스럽게 불합리한 사회, '이 사회의 상식은 어디로 갔나' 생각하게 된다. 빠르게 흩어지는 '유씨'의 대사 속에는 사회 풍자적인 요소도 많기 때문에 허투루 듣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

연극 '염쟁이 유씨' 공연 장면 [사진=㈜그룹에이트]

배우 1명만 무대에 오르는 모노드라마 형식이지만, 극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는 관객의 참여를 통해서도 있지만, 배우가 상상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다양한 인물을 소화하며 재미를 더한다. 원조 염쟁이 유순웅 배우는 물론, 이미 10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한 2대 염쟁이 임형택 배우까지 극을 끌고가는 힘이 엄청나다. 쉬지 않고 이어나가는 대사의 향연, 여러 인물을 소화하면서도 수많은 관객들을 쥐락펴락하고, 감정 연기까지 펼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죽는 게 뭐가 무섭나. 잘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지"라고 말하는 '유씨'를 통해 현재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말이다. 이 외에도 주옥같은 명대사가 너무 많은, 연극 '염쟁이 유씨'는 오는 12월9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