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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LA 生生리포트] 캘리포니아 산불과 종로고시원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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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반백년 산 토종 한국 기자가 미국이란 나라에 살면서 겪고 있는 생활 속의 이야기를 한국과 비교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늦깍이 공부 겸 해서 미국으로 건너 온 기자는 언어 장벽부터 생활 문화에 이르기까지 생경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대국 미국에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한국과 비교해 쓰겠습니다. 또 미국에 유학·이민 오신 주변 분의 경험담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내용도 참조하거나 인용하려 합니다.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쓰는 것인 만큼 ‘미국 전체가 이렇다’고 감히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오류가 있다면 이메일을 보내 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LA 어바인(미국)=뉴스핌] 김정태 특파원= 자연 앞에서 인간이 미약한 존재임을 가장 실감하는 때는 재난이 닥쳤을 경우일 것이다. 넓은 땅을 가진 미국은 더욱 그렇다. 허리케인, 토네이도, 산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3대 재난이다. 이들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초토화되고, 인명 희생과 엄청난 재산 손실도 발생한다. 그나마 허리케인과 토네이도에 대해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많은 연구와 경보시스템 투자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하지만 산불은 이들 재난에 비해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발화 지점의 파악과 진화가 조기에 이뤄지기에는 산불이 동시 다발적인데다 너무 삽시간에 번진다. 바람의 방향도 변칙적이어서 가늠하기가 쉽지않다. 미국에서 한번 산불이 나면 완전 진화까지 몇 주일 심지어 몇 달이 계속되는 대형재난인 경우가 적지 않은 이유다.

산불로 초토화되는 규모도 웬만한 도시 면적을 뛰어넘는다. 지금도 계속 진행중인 캘리포니아 산불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산불은 캘리포니아주(州) 역대 최악의 희생자를 낸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전체 사망자가 56명(15일 현지 기준), 실종자가 무려 100여 명 이상이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산불은 1933년 그리피스 공원의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기록이다. 불에 탄 피해 면적이 20만에이커(809㎢)에 달해 서울시 전체 면적(605㎢)을 훌쩍 넘어선다. 건물도 8800여채가 전소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곳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로 30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북캘리포니아 뷰티카운티의 ‘캠프파이어’란 지역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남캘리포니아 말리부 인근 '울시 파이어'는 LA(로스앤젤레스)와도 가까워 헐리우드 스타와 가수 등 유명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부촌 마을이다. 이들 저택들이 형체는 온데간데없이 처참한 잿더미만 드러낸 모습을 바라보는 집주인의 망연자실한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게 한다. 美국토안보부 산하 연방재난관리청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은 피해 마을을 재건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산불이 얼마나 엄청나고 끔찍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캠프파이어 파라다이스 마을 인근 산불현장[사진=로이터통신]

 ◆ 재난에 대처하는 미국인의 자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마에 속수무책이었던 주민들의 마음에 ‘분노의 불’을 질렀다. 트럼프가 그의 트윗을 통해 산림 관리 부실로 엄청난 재산적 손실을 입혔다며 연방예산을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놀라운 점은 많은 미국인들이 관리 부실 즉, '인재(人災)'를 탓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방관 등 산불 진화에 안간힘을 쓰는 공무원들에 대해 경의와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유명 팝 가수인 케이티 페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목숨을 희생하면서 많은 가족들을 살리는 용감한 분들에게 큰 감사를 보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나아가 산불이 크게 번진 이유를 ‘기후 변화’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환경운동가로도 알려진 헐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의 트윗을 통해 기후변화와 역사적인 가뭄이 산불을 유발했다며 기후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산불의 원인을 전력회사들의 끊어진 송전선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긴 하지만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대형 산불은 고온과 건조한 강풍, 낙뢰등에 의한 자연 발생인 경우가 많아서다. 2013년 미국 애리조나주 야넬 인근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 역시 그러했다. 

소방대원들이 산불과 사투를 벌이는 이유는 진화(鎭火)도 진화지만 마을을 덮치는 불길을 막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진화 방식은 바람의 방향을 가늠해 벌목을 하고 맞불을 놔서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는 식이다. 애리조나 산불때는 진화하러 나섰던 특수 소방대원 20명 중 19명이 화염을 피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들을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가 개봉돼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들을 ‘히어로’(영웅)로 칭하는 이유다. 미국에선 소방관들을 존경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산불로 인해 캠프파이어 파라다이스 마을의 주택과 자동차가 잿더미로 변한 모습[사진=로이터통신] 

◆ '판박이' 인재(人災)사슬을 끊으려면

우리나라 역시 태풍, 산불 등 적지 않은 자연 재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강풍이 불고 건조한 요즘 시기에는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자연 발화로 나는 산불도 있지만 사람에 의한 실화(失火)인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보다 관리 부실에 의한 도심의 화재사고 피해가 더 크다. 최근 2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종로고시원 화재의 피해가 커진 이유도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17년 충북 제천 화재(69명 사상자), 2015년 의정부아파트 화재(130여명 사상자) 등 대형 화재 사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가 거의 매년 판박이처럼 반복되고 있음에도 눈에 띄는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답답할 뿐이다. 비슷한 대형 화재참사가 터질 때마다 소방 관련법, 건축법, 소방관 증원 및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잠시 높아졌다가 이내 잦아든다. 중앙정부는 미봉책에 급급하고 국회는 여야 간 소모적 정쟁에 국민안전 입법을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다. 일선 하급 기관과 지자체의 방재관리 부실과 늦장 대응은 필연적 결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재난과 인재는 분명 다르다. 인재는 안전의식 부재, 제도상의 허점, 불법행위 등에서 비롯되는 후진적 사고다. 이를 바꾸려는 근본적 노력 없이는 대형 참사는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 여기에 '영웅' 까지는 아니어도 국민의 안전을 지켜 준다는 믿음과 신뢰를 심어 줄 수 있는 주체가 절실히 필요하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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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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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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