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재개일 삼바 20% '급등' vs 셀트리온 10% '급락'
"같은 상황 와도 같은 결정...리스크 피하는게 우선"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 A운용사 매니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논란이 일기 시작한 때 주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혹여나 상장 폐지 우려를 감당할 수 없어 전부 팔았다. 그리고 삼바를 판 돈으로 셀트리온 주식을 대량 사들였었다.
#. B운용사 매니저는 삼바를 팔아야 할지, 보유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상장폐지만 면하면 크게 조정받은 주가가 올라올 것이란 판단에 쉽게 정리를 못했다. 결국 최악의 경우 ‘거래정지’라고 보고 주가가 속절없이 빠질 때마다 추가 매집했다.
분식 회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이처럼 상반된 결정을 한 두 운용사 운용사 펀드 희비가 갈렸다.
거래가 정지됐다 재개한 당일(11일) 삼바 주가는 17.79% 올라 3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21.85% 오른 뒤 최근 3거래일은 10.97% 조정을 받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이날 셀트리온은 금감원의 감리 소식에 주가가 10.02% 빠졌다.
삼바를 팔고 셀트리온을 사들인 A사 매니저의 경우 지난 11일 하루만 놓고 보면 수익률이 마이너스 30%에 달한다. 이에 반해 B사 매니저의 수익률은 플러스 20% 수준이다. 더구나 저가 매수를 해 수익률이 더 높아졌다. 서로 다른 결정을 한 두 매니저의 당일 수익률 격차가 이론상 50% 수준까지 벌어졌다.
A매니저는 “지금 생각해보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상장폐지 여부는 어느 누구도 제대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리스크는 피하고 봐야 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B매니저는 “시장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삼바의 상장폐지는 현실화되기 힘들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금융당국의 스탠스가 예상보다 단호해 가슴 졸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거래 재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3년간 거래소의 경영투명성 개선 계획이 신뢰 회복 요인인 동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셀트리온에 대해선 회계 논란이 이제 시작 단계여서 당분간 주가가 힘을 받긴 힘들다는 관측이 높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최근 배당, 판매 허가 등 호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 셀트리온은 주당 0.02주를 배정하는 주식배당을 결정했으며 또 최근 미국 FDA로부터 허쥬마 오리지널 대조의약품인 로슈사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최종 판매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지 않아 보여 제약·바이오 종목을 담은 매니저들의 시름은 깊어진다. 한 자산운용사 투자전략본부장(CIO)은 “최근에는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아 이번 같은 외부변수에 따른 판단이 펀드 수익률 격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삼성바이오는 펀드들이 거래정지전에 정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바이오 주가는 금융당국의 특별감리가 시작되기 직전인 4월 장중 최고 60만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이보다 38.7% 낮은 36만8000원(19일 종가)을 기록중이다. 지난 4월, 50만원선에 안착했다 금감원의 회계기준 위반 통보(5월1일) 이후 보름 만에 30만원선까지 미끄러졌다. 특히 거래 정지 직전에는 장중 28만1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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