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기술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 수출 통제를 검토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제 대상이 되면 차세대 주류 기술인 AI에서 미국이 우위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AI 수출이 금지되거나 관료적 절차에 묶인다면 중국 등 다른 국가의 AI 산업이 미국보다 앞서도록 돕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작년 11월 중순 미 상무부는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수출통제를 검토 중인 기술 목록에 AI를 포함해 발표했다. 컴퓨터비전(CV), 언어인식, 자연어이해 등이다. 수출 통제 대상 국가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과거 무역 금지와 무기금수 대상에 직면했던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상무부의 수출통제 근거는 작년 8월 의회를 통과한 '수출통제법안'이다. 통제 대상 기술 목록에 대한 의견수렴 시한은 오는 10일이다. 의견수렴이 끝난 뒤 공식 규정 마련 작업을 거친다. AI 수출에 대한 라이센싱 규정이나, 수출 전면 금지 조치 등이 나올 수 있다.
통상 AI 기술 개발은 전 세계 과학자와 엔지니어에 의해 공동으로 이뤄진다. 또 기업들은 AI 코드 등 작업물을 영업기밀처럼 보관하지 않고 학술 사이트에 공유한다. 이 역시 다른 민간 기업이나 대학교 연구원들의 제작물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기술에 '미국산'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것은 매우 모호하고, 수출통제를 통해 중국 등 다른 국가의 기술 진보를 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수출통제는 기업에 피해를 줘 AI에 거액을 투자하는 중국에 우위를 내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방 규정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는 수출통제 대상이 아니다. 기업이나 대학의 AI 연구물 게재 행위를 근본적으로 금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하지만 로펌회사 스트룩 앤드 스투룩 앤드 라밴의 그레그 재거 변호사는 "정보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제한하는 통제 규정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연구소인 '오픈AI'의 잭 클라크 정책 부문 책임자는 수출통제와 관련, "일이 잘못되면 AI 업계에 실질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무부의 수출통제 검토는 미중 무역전쟁의 일환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현지 사업 계약을 체결할 때 기술 이전을 강제로 요구한다고 비판한다. 중국이 해킹과 산업 스파이를 통해 미국 기술을 훔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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