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다음주 초 펀드 운용전략 담은 공식 입장문 발표 계획
항공·운수 전문가 신민석 전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영입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한진그룹을 겨냥한 KCGI(일명 강성부펀드)의 '액션'(주주행동)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KCGI는 다음주 초 펀드 운용전략을 담은 공식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특히 전날 한진칼 3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고 나서자 2대주주인 KCGI의 행보에도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KCGI는 내주 초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다. 지난 3일 엔케이앤코홀딩스(KCGI)가 한진 지분 8%를 신규 취득한 뒤 발표하는 첫 입장문다.
이에 벌써부터 입장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한진칼을 상대로 경영참여를 포함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최종 결정과 KCGI의 펀드 운용전략은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 향방을 짐작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를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검토해 보고하도록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일탈 행위가 두 회사의 주주가치를 실제 훼손했는지를 검토해 기금운용위에 보고하고, 기금운용위는 다음달 초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주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 앞서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 취득한 뒤에도 입장문을 통해 지분 취득 이유와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KCGI 홈페이지] |
KCGI는 최근 신민석 전 케이프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을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대표로 영입하며 주주행동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 부대표는 항공·운수·택배 관련 기업을 분석한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신 부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오너 책임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신 부대표가 냈던 보고서는 앞으로 KCGI의 전략을 점치는 일종의 '참고서'인 셈이다.
KCGI는 한진칼 경영진을 상대로 자산 효율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KCGI는 유휴자산 보유와 투자지연으로 한진칼 주가가 저평가 돼있다는 판단에 지분 매입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신 부대표도 작년 11월 한진칼 보고서에서 "비상장자회사의 낮은 장부가를 정상화하고, 비효율 자산을 효율화 하면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가지가 한 단계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진칼은 비상장자회사를 장부가로 반영하고 있다. 이를 시가로 재평가할 경우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한진칼이 보유한 비상장자회사는 칼호텔네트웍스, 토파즈여행정보, 정석기업, 한진관광, 제동레저, 와이키키호텔이다. 지분 100% 가진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 2017년 2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배구조 개선 요구도 빠질 수 없다. 신 부대표는 조양호 회장과 경영진 일가의 일탈을 기업가치 훼손 원인으로 지적해왔다.
작년 5월 '실적은 좋은데 오너가 문제'라는 한진칼 보고서에서 "한진칼 주가가 양호한 실적에도 정부의 진에어(한진칼이 지분 60% 보유) 면허 취소 우려로 약세를 기록했다"며 "한진칼이 오너 일가의 각종 의혹들로 가치보다 저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땅콩회항, 물컵갑질, 폭언폭행, 배임혐의 등으로 한진그룹 오너십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며 "KCGI가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이 주주들의 호응을 받을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KCGI는 한진칼 경영권에 대한 위협보다는 주요주주로서 경영활동에 관한 감시 및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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