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손실 1조원 넘게 확대..장기차입금 및 사채, 약 7배로 증가
롯데물산 "롯데월드타워, 수익창출보다 관광자원 목적"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25일 오후 5시4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개발 및 운영을 맡은 롯데물산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다. 장기차입금 및 사채는 약 7배로 증가했고 이자비용도 1.5배 이상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1년 전보다 1조원 넘게 확대했다. 이자비용을 내기 위해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써야 하는 구조다.
25일 건설업계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롯데물산의 총차입금은 작년 2조770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62억원(26.3%) 증가했다. 총차입금은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 유동성 장기부채, 사채를 합한 금액이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순차입금이란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작년 롯데물산의 순차입금은 2조548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30억원(32.4%) 늘었다.
순차입금비율(순차입금이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작년 순차입금비율은 57.8%로 1년 전 38.6%보다 20%포인트(p) 정도 치솟았다. 총자본의 절반 이상이 순차입금인 셈이다. 작년 부채비율은 103.22%로 1년 전 68.96%의 약 1.5배 수준이다.
롯데물산의 차입금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장기차입금 및 사채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롯데물산의 장기차입금 및 사채는 1조774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수치(2563억원)의 약 7배 수준이다.
장기차입금 총액은 작년 1조6366억원으로 1년 전(8949억원)보다 82.8% 증가했다. 또한 사채 중 변동금리 해외사채(달러화 회사채)가 작년 2236억원으로 새로 생겼다.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도 늘었다. 작년 롯데물산의 이자비용은 898억11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57.8%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인 것. 롯데물산의 작년 영업손실은 149억원 규모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영업이익과 배당수익으로 이자비용을 납부하고 있다"며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현금 보유금이 있어 이자비용을 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이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하기 어렵다. 롯데물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17년 2687억원에서 작년 221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이자비용의 약 2.47배 수치다. 작년 수준의 이자비용이 매년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3년 후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이자를 부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물산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증가해야 하는 것. 롯데물산 재무제표에서 작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96.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 상태다. 롯데물산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6108억원이다. 1년 전 당기순이익(5450억원)과 비교하면 손실 폭이 1조원 넘게 확대됐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손실은 9068억원으로 연결 기준보다 손실 폭이 더 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손실폭(4243억원)이 2배 이상이다. 회사 당기순손실이 이처럼 커진 이유는 기타비용(1025억원), 금융원가(4730억원), 법인세비용(5078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선 기타비용에서는 유형자산 손상차손(968억원)이 가장 금액이 컸다. 유형자산 손상차손이란 토지나 건물, 기계장치를 비롯한 유형자산에서 기업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장부상 금액보다 적을 때 그 차액을 회계장부에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장부상 100만원인 기계가 낡거나 오래 사용해 실제 가치가 30만원 수준이라면 나머지 70만원은 손실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롯데물산의 유형자산 손상차손 중에선 건물(롯데월드타워) 손상차손이 89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를 짓는 데 공사비가 4조2000억원 들었는데 초고층 건물이다 보니 일반공사비보다 비용이 2~3배 더 들었다"며 "하지만 타워 내 오피스·레지던스 시세를 잠실 주변 시세의 2~3배 수준으로 책정하면 안 팔릴 것이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제표에 기록된 손상차손은 감정평가원에서 그만큼 손상차손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물산 금융원가에서는 관계기업주식 처분손실(3752억원)의 규모가 가장 컸다. 이는 롯데건설이 작년 10월 롯데케미칼 보유주식 386만3734주를 매도함으로써 발생한 회계상 손실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작년도부터 연결 재무제표와 별도 재무제표를 같이 공시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별도 재무제표에서 회사 보유주식 가격을 2년 전 종가 수준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10월 우리 회사가 롯데케미칼 주식을 매도할 때 금액은 지난 2016년 말 종가보다는 낮았기 때문에 회계상 처분손실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과거 롯데케미칼을 취득했을 때 금액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는 1조원 가량 매도차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물산은 보유주식 매도차익으로 인해 법인세 비용이 늘었다. 롯데물산의 작년 법인세 비용은 5078억원으로 1년 전(665억원)의 7배가 넘는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롯데물산은 매출 구성에서 롯데월드타워 운영수입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공실, 분양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공실을 다 메우기 어려워 당장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