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수습기자 = 국기원 신입채용 당시 시험 문제를 사전 유출해 부정 채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현득(67) 전 국기원장이 재판부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 전 원장과 오대영 전 국기원 사무총장, 사전에 시험지를 건네 받고 불법 채용된 박모 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 전 원장은 최후변론을 통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뼈저리게 반성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며 성실히 살겠다”며 “부하 직원들에게는 아량을 베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오 전 총장은 “상명하복 하에 이 사건이 진행됐다”면서도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주셔서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박 씨는 “선처해 주시면 무서운 법정에 다시는 서지 않도록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말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오 전 원장은 오 전 총장에게 문제지와 답안 전달을 지시하고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

또 오 전 총장은 “오 전 총장의 지시를 받아 박 씨에게 문제지와 답안을 전달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박 씨는 “오 전 총장으로부터 시험지를 사전에 넘겨받은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원장은 지난 2014년 국기원 신입사원 공채 당시 국회의원 후원회 관계자 아들 박 씨에게 사전에 문제지와 정답을 건네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건네도록 직원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공범으로 함께 재판을 받는 오 전 총장은 오 전 원장의 지시를 받아 박 씨에게 문제지와 정답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오 전 총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오 전 원장은 업무방해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각각 구속됐다.

앞서 지난 공판에서 검찰은 오 전 원장에 대해 징역 3년을, 오 전 총장과 박 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