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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죽을 때까지 예술하겠다는 의지…개인전 '화가의 심장' 개최

기사입력 : 2019년05월02일 17:37

최종수정 : 2019년05월02일 17:37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나는 화가로 죽겠다'는 결심이 있는 거다.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쓰다 남은 물감과 롤러, 붓, 인형 등 폐품을 버리는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백골이 된 자신의 손을 봤다. 환각이었다. 안창홍 작가는 이 순간을 기억하며 '화가의 손'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다.

작가는 '내가 이러다 붓만 잡고 있다 죽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냥 나의 애정 어린 푸념이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화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간혹 내 삶이 싫을 때가 있다. 내가 화가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닌데 백골이 될 때가지 이 짓을 해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안창홍 '화가의 심장' 전시에서 2019.05.02 89hklee@newspim.com

안창홍 작가의 푸념은 높이 3m, 가로 길이 2.2m의 거대한 작업물 '화가의 심장'으로 탄생했다. 이 시리즈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삼청에서 개최하는 안창홍의 개인전 '화가의 심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6년 이후 작가가 집중적으로 발표해 온 조각들, 그 중에서도 신작들을 대거 선보인다. 초대형 부조 신작과 마스크, 회화 소품 등 약 25점을 만날 수 있다.

지하 전시장에는 2019년 새로 선보이는 신작 부조 '화가의 손' 3점과 '화가의 심장' 1점이 벽에 걸린다. '화가의 손' 3점의 경우 붓을 쥔 백골을 중심으로 주변에 작가가 쓰다 남은 물감과 회화의 소재로 많이 썼던 조화들, 그림 재료들이 붙어있다.

2일 전시장에서 만난 안창홍 작가는 '화가의 손'에 대해 "우리에게 지워진 삶의 굴레를 화가의 눈으로 봤다. 작업의 치열함 속에서 시간과 운에 의해 성패와 희비가 엇갈린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무런 생각 없이 미술 작업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컬러풀하게, 시간과 운이 맞지 않은 상황은 잿빛에 물든 것으로, 그리고 시간과 운이 다 맞은 상황은 유사금박으로 표현했다. 이는 화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화가의 심장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안 작가가 '화가의 손'을 통해 들려주고 싶은 것은 어쩌면 '화가로서의 굳건함'일지도 모른다. 안창홍은 "우연히 폐품을 모아놓은 쓰레기통에서 내 백골을 봤다. 이는 환각이었는데, 또 사실일 수도 있다"면서 "어쩌면 나는 화가로 죽겠다는 나의 '반대적' 결심인 거다.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게 그림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가의 손'과 같은 공간에 설치된 작품 '화가의 심장'은 금방이라도 튀어오를 듯한 심장 주변에 가시가 둘러싸여 있다. 이 작품은 고통과 아픔이 삶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음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안 작가는 "손 뼈는 인체 해부용 모형을 사 구도를 잡은 뒤 확대해 캐스팅했다. 심장은 실제 모양과 다르다. 교과서로 공부할 때 쓰는 심장 형태다. 상징적인 심장을 표현한 거다. 더 자세히 표현하면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걸 잃게 된다"고 말했다.

화가의 손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전시장 2층에는 대형 마스크 2점과 익명의 얼굴들이 그려진 작은 캔버스들 16점이 자리한다. 2018년에 시작된 회화 연작 '이름도 없는'에는 몰개성화된 얼굴들이 거친 붓터치로 그려져 있다. 이에 대해 안 작가는 "단지 이름만 없는 이들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묻혀버린 익명의 인물들"이라며 "제주 4.3 사태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돼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슬픈 현실을 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켠에 설치된 '마스크-눈 먼 자들'은 눈동자가 없거나 붕대로 눈을 가린 채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부조리한 현실 속에 눈은 뜨고 있지만 진실을 보지 못하는 이들을 상기시킨다.

안창홍은 자신의 작품이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삶, 그리고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나는 얼굴로 표현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고 얼굴은 인생격정을 모두 담고 있다. 그러니 얼굴은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유사 금박을 한 '화가의 손' 2019.05.02 89hklee@newspim.com

작가의 작품은 주로 자본주의, 적자생존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담는다. 이처럼 그가 사회의 어두운 면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창홍 작가는 "화가도 여러 유형이 있다. 유쾌하고 밝은 걸 그리는 사람도 있는 반면 나는 평생을 사회의 그늘진 곳, 습한 곳에 관심을 가졌다. 더듬이가 사회의 응달 쪽에 기울어져 있다"며 "자본주의가 가진 모순과 표리부동, 이런 쪽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해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꽃처럼 '예쁜 것'과는 다른 본질이다. 남루해도 아름다운 감동이 있는 그림과 내용이 있다. 뭉클하고 가슴아픈 것들, 응달 속에 가려진 눈물이 있다. 나는 그런 것을 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2층에 전시된 '마스크-눈 먼 자들' 2019.05.02 89hklee@newspim.com

향후에도 작가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화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창홍 작가는 "지속적으로 화가의 삶을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는 그림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림이든, 입체든 그때그때 적절하게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익명의 얼굴들' 2019.05.02 89hklee@newspim.com

안창홍은 1953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제도적 미술교육을 거부하고 화가로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1970년대 중반 '위험한 놀이' 연작을 시작으로 '가족사진' '봄날은 간다' '사이보그' '베드 카우치' 연작 등을 발표함으로써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해왔다.

1981년 청년 작가회관 공간화랑 개인전 이후로 금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1989년 카뉴 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2009년 이인성 미술상에 이어 2013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있다. 

안창홍 작가의 개인전은 오는 6월 30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삼청에서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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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공태양, 세계 최초 1억도 1000초 운행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개발 중인 인공 태양이 세계 최초로 1000초 운행에 성공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1일 전했다. 1억 도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1000초 이상 운행하기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신화사는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2012년에 플라즈마의 30초 운행에 성공했고, 2016년에 60초를 달성했으며, 2017년에는 101초를, 2023년에 403초 운영을 성공시켰다. 중국과학원의 연구진은 "핵융합 장치가 최소 수천 초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만 플라즈마의 자가 순환을 실현할 수 있으며, 핵융합 발전소가 영구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인공 태양이 기초 과학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화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EAST 프로젝트는 초고온, 초저온, 초고진공, 초강력 자기장, 초대전류 등 200여 개 핵심 기술과 2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EAST 장치가 완공된 후 21차례의 물리 실험이 진행됐고, 플라즈마 작동 횟수는 15만 회를 넘어섰다. 연구진은 "EAST를 통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은 지구상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원료로 하며, 방사능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태양의 에너지 생성 과정을 재현하기 때문에 '인공 태양'이라고도 불린다. 상용화까지는 20여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이스트 장치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에 성공하자 연구진들이 기뻐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ys1744@newspim.com 2025-01-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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