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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유럽의회, 反 EU·녹색당 대약진...중도 과반 상실

기사입력 : 2019년05월27일 15:34

최종수정 : 2019년05월28일 12:03

중도 EPP·S&D, '217·186석→179·150석' 예상..과반 구도 깨져
극우·反EU ENF·EFDD, '36·42석→ 58·56석' 전망..佛·英·獨 선두
녹색당 진영, 57석→107석...親EU 연정구성에서 환경 요구 거셀듯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지난 23~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와 포퓰리스트 등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세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에서 반(反) EU 진영이 1위로 선두를 달렸다. 녹색당 진영도 크게 선전했다.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가 공개한 잠정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의석 751석 가운데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그룹의 의석수는 217석에서 179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D)' 그룹은 186석에서 150석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회 선거 잠정 개표 결과 [자료= 유럽의회 홈페이지]

EPP와 S&D는 각각 1,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럽의회를 지배해오던 양측의 과반(376석) 체제는 깨지게 됐다. 선거 전 두 연합의 의석 비율은 54%였으나 이대로라면 44%로 줄게 된다. 유럽의회 선거가 시작된 1979년 이후 1,2위 그룹의 합계가 과반에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PP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소속돼 있다. S&D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이 속해 있다.

극우와 포퓰리스트 등 반(反)EU 세력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연합(RN) 등이 손을 잡은 '유럽 민족·자유(ENF)' 그룹의 의석수는 58석으로 36석에서 6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반 EU 그룹 '유럽보수개혁(ECR)' 그룹과 이탈리아 동맹의 연정 파트너인 오성운동과 영국의 극우 브렉시트당이 참여한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 그룹은 각각 58석, 56석이 예상됐다. ECR은 기존 76석에서 의석이 줄었으나, EFDD는 42석에서 14석 늘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반EU 진영의 약진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에서 눈에 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성향 '전진하는 공화국(LREM)'을 앞지르고 1위가 전망됐다.

이탈리아 역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이 선두를 기록했으며 영국에서도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없이 EU 탈퇴)'를 주장하는 나이절 패라지의 브렉시트당이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ENF와 ECR, EFDD 등 반EU 3개 진영 합계 예상 의석수는 172석으로, 전체 의석 가운데 23%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전 154석, 20%에서 3%포인트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비록 이들은 소수에 그치지만 친(親) EU 세력이 결속하지 못하면 유럽 통합 추진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EPP와 S&D는 친EU 성향을 중심으로 연합 구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친EU인 중도 '자유민주당(ALDE)' 그룹과 친환경 녹색당 진영 '녹색·자유동맹(Greens/EFA)' 그룹과 함께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ALDE와 녹색·자유동맹은 각각 68석, 52석에서 107석, 70석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4개 그룹이 연합을 구성하면 전체 의석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게 된다.

녹색·자유동맹을 구성하는 녹색당도 대약진을 했다. 각국가에서  젊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덕분이다. 독일에서는 녹색당이 21%를 득표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녹색당은 13.1%의 지지를 얻어 LREM에 이어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일랜드에서도 녹색당의 약진이 이어지며 20년 만에 처음으로 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에서는 녹색당이 기존 3석에서 7석으로 의석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녹색당의 선전에 주목,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자로 부상한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녹색·자유동맹은 연정 참여 대가로 향후 정책 결정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폭 반영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 조치에 대한 서면 약속 등을 연정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해 산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무역 정책에 대한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의회는 EU의 입법기관 중 하나로 EU 시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대표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의원의 임기는 5년이며 EU의 법률과 인사, 예산에 영향력을 갖는다.

향후 관심은 EU의 차기 지도부 구성 작업이다.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각국 정상은 오는 28일 임시 회의를 열고 인사를 논의할 전망이다. 차기 EU 정상회의 의장, EU 집행위원장, 유럽회의 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EU 정상은 다음달 20~21일 열리는 정례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장 후보를 확정, 유럽의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오는 7월 2일 새롭게 문을 여는 유럽의회는 7월 중 집행위원장 후보 인준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당초 유럽의회는 영국의 EU 탈퇴를 예상하고 전체 의석수를 705석으로 줄였지만, 브렉시트가 이뤄지지 않아 기존 751석을 놓고 투표를 진행했다.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화면에 보여지고 있다. 2019.05.26.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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