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 "정기 국회 내 예산안 처리+여야 합의" 내내 당부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2020년도 예산안을 최종 의결한 후 끝내 병원으로 후송됐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부터 늦은 밤 본회의 속개까지 12시간 내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와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동분서주햇다. 하지만 여야 모두 끝내 문 의장의 뜻을 외면하고 '마이 웨이'를 선택한 끝에 예산안이 어렵게 처리됐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제출한 512조원 규모 예산안 수정안을 재석 162인 중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의결했다.
정기 국회는 이날을 끝으로 종료된다. 선거법 및 검찰개혁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처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립 속에 513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은 사실상 방치됐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지난 2일로 이미 법정 시한을 지난 예산안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한국당을 뺀 '4+1 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을 통해 예산안을 심의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가칭) 신당 측은 강력 반발했지만, 결국 합의는 무산되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4+1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은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을 의장실로 불러 모아 끊임없이 합의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원내대표들 뿐 아니라 3당 예결위 간사들도 불러 7인 회의체를 가동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는 국회의 책무'라는 점과 '주요 안건은 여야 합의를 통한 처리'라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심지어 여당인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야당이 요구하는 감액분을 좀 더 반영해 합의를 이끌라'는 취지의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합의를 이끌 부드러운 분위기를 위해 화장실을 편히 사용토록 했고, 다과도 차질 없이 준비시켜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합의에 의한 예산안 처리를 위해 마음을 쏟았다.

그러나 여야 합의가 실패하며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이날 본회의 속개 시점은 오후 4시, 8시로 속절없이 미뤄졌고, 정기 국회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문 의장 역시 결단을 내렸다.
문 의장은 한국당의 의장실 점거를 예상해 경호팀이 준비한 철통 방어 속에 본회의장으로 입장했고, 예산안을 가장 먼저 상정해 처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단체로 뛰어나와 문 의장을 규탄했다. 김태흠 의원은 "너네끼리 다 해쳐먹어라"라고 소리쳤고, 임이자 의원은 "문희상은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이게 뭡니까"라며 항의했다. 또한 한국당 의원들은 "아들 공천, 공천 대가"라며 문 의장을 모욕했다.
문 의장은 본회의장에서 이석한 후 극심한 고통을 느꼈고 결국 주승용 국회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긴 후 국회의장실의 판단에 따라 병원으로 후송됐다. 후송된 병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문 의장의 병원 후송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사보임 문제를 두고 여야가 국회 의안과 앞에서 육탄 투쟁을 벌인 때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실을 점거한 바 있다. 당시 임이자 의원은 문 의장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 때 심장 쪽에 큰 이상 징후를 발견했고, 이후 중국 출장을 단축했다.
kim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