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공백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연기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시간이 생기니까 슬럼프가 되더라고요. 올해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아직 부족한 걸 알고 있기에 성장하고 싶습니다."
배우 도상우가 TV조선 '간택-여인들의 전쟁'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 이번 작품은 퓨전 사극으로, 정통 왕조 이 씨가 아닌 자들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조선 최고의 지위인 '왕비'의 자리를 노리는 이들의 목숨을 건 경합을 그렸다. 도상우는 극중 하루아침에 왕위 계승 서열 1위 대군이 된 남자 이재화로 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도상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2020.02.13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은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반에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제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었죠. 사극 톤이나, 사투리 연기 모든 게 신경 쓰였어요. 재화라는 인물이 이중적인 역할인데, 두 가지의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니까 부담이 크더라고요."
도상우의 말대로 극중 이재화는 이중적이다. 초반에는 강은보(진세연)을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은보를 향한 순수한 연정이 무너지면서 흑화하는 인물이다.
"재화의 흑화는 정말 어려웠어요(웃음). 초반 재화의 모습은 순수한 청년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말투도 일부러 톤을 높여서 능글맞게 했고요. 중간부터는 중저음으로 낮춰 사투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연기를 했죠. 마지막에는 감정이 폭발해야 했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재화가 자결할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정을 미리 잡고 갈 수 있었거든요."
이재화는 야망을 택하면서 사랑했던 여인을 외면한다. 그리고 반란을 꾀하다 결국 실패하고 은보의 앞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 '악역'이지만, 도상우에게 이번 캐릭터는 남다른 의미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도상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2020.02.13 alice09@newspim.com |
"재화가 많이 안쓰러웠어요. 1월 중순쯤에 촬영이 다 끝나고,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모여서 봤거든요. 재화를 떨쳐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는데 재화가 외톨이 같은 거예요. 주변에 아무도 없고 외로워보여서 마음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방송을 보는데 아직 저한테 재화가 남아 있어서 조금은 힘들더라고요."
모델로 먼저 데뷔해 본격적인 드라마 연기는 SBS '괜찮아 사랑이야'(2014)로 시작했다. 이후 '전설의 마녀' '내 딸, 금사월'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도상우는 이번 '간택'으로 '새로운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얻어냈다.
"정말이지 '나도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전 작품에서도, 이번 작품에서도 항상 저는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재발견이라는 말을 해주시니까…. 저한테는 너무나도 의미 있는 말이에요."
'간택'으로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들이 더 있었다. 도상우를 비롯해 주연배우 김민규도 사극은 처음이었다.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6.3%(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시청률 경신은 물론 지상파‧종편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도상우는 이번 작품을 "터닝 포인트"라고 정의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도상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2020.02.13 alice09@newspim.com |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전에는 제 연기를 보는 게 급급했다면, 이번에는 제가 실수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런 게 보이니까 보완할 부분이 생겼고요.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새로운 시작이 될 것 같은 작품이에요(웃음). 작품을 많이 기다렸는데, 보여주자는 마음 보다는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이 컸어요. 욕심이 과해지면 한정적이고 독이 되더라고요. 제대로 준비하고 분석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브라운관에서는 도상우를 자주 접할 수 있었지만, 유독 스크린에 비춰진 그는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올해 목표는 바로 스크린 데뷔다.
"올해 목표는 영화에요. 어떻게 연기하는지 경험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캐릭터도 만나고 싶고요. '간택'에서 사극을 했는데 재밌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느와르 장르도 해보고 싶고, 정말 사악한 역할도 하고 싶어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영역이라 꼭 하고 싶어요. 드라마도 영화와 같아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로코도 하고 싶어요.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하는데 그게 가장 어렵잖아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마음이 커요. 그래서 올해는 정말 소처럼 일하려고요. 성장하고 싶어요. 제 연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만나서 꾸준히 성장하고 성숙해져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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