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조선 17세기 불교조각 조성에 큰 자취를 남긴 조각승 현진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15세기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래여좌상'은 높이가 약 208cm에 달하는 대형 불상이다. 1607년(선조 40년) 조각승 현진(17세기 중반 활동)이 주도하고 휴일, 문습이 함께 참여해 완성했다. 현진은 17세기 가장 비중있게 활동한 조각승으로 이 불상은 그가 제작한 불상 중 지금까지 연대가 가장 앞서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불상의 대좌 밑 묵서(먹으로 쓴 글)에 의하면 백양사 불상은 왕실의 선조들인 선왕과 선후의 명복을 빌고 성불을 기원하며 만들었다. 1607년이라는 제작시기로 미뤄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등 전쟁이 끝나고 몇 해가 지나지 않은 1610년 전후로 이뤄진 불교 복구 과정 중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대한 규모에 긴 허리, 원만한 얼굴과 당당한 어깨,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안정된 자태 등에서 초창기 작품임에도 현진의 뛰어난 조각 실력이 엿보인다. 17세기 불교조각의 새로운 경향을 선도한 시대적 변화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자연스런 신체표현이 가능한 이유로 목조와 소조 기법을 조합해 만든 제작 방식에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목조불상을 만들 때는 나무를 쪼아 전체적 형체를 만든 후 더 입체적이거나 현실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부분적으로 진흙 등을 사용한 소조 기법을 응용한다. 백양사 불상 역시 주된 재질은 목조지만 진흙으로 보강한 사실이 과학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번에 같이 보물로 지정 예고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조선 전기인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장사 내 부속 사찰인 관음선원에 봉안돼 있던 이 관음보살좌상 뒤에는 보물 제923호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이 놓여 있어 가치와 화려함을 더한다.
15세기 불상이 지극히 드문 현실을 고려하면, 남장사 관음보살좌상은 이 시기 불교조각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품이다. 아울러 관련 기록을 통해 1819년 인근 천주산 상련암에서 남장사 관음선원으로 이전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위와 개금과 중수 등 보수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불상의 역사성 또한 인정된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2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