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움직이게 한 원인에 따라서 벌타·리플레이스 여부 판단해야
플레이어가 움직이게 한 것으로 간주되면 1벌타 후 리플레이스
바람·경사 등 '자연의 힘'으로 움직이면 벌타없이 멈춘 곳에서 쳐야
Q: 볼이 그린사이드 벙커밖 경사면에 멈췄습니다. 라이를 살피고자 볼 옆으로 다가갔다가, 샷을 구상하기 위해 그린으로 가는데 볼이 굴러내려가 벙커로 들어갔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서울= 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가끔 보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엔 볼이 움직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 원인에 따라 리플레이스와 페널티 여부가 결정됩니다.
정지한 볼이 움직인 경우 우선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인 스트로크플레이에서 그 원인은 플레이어가 제공하거나 자연의 힘인 경우가 많다. [사진=R&A] |
정지한 볼이 움직인 원인은 네 가지 입니다. ①바람·물과 같은 자연의 힘 ②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캐디 ③매치플레이에서 상대방과 상대방의 캐디 ④스트로크플레이에서 다른 모든 플레이어를 포함한 외부의 영향 등입니다.
볼이 움직인 원인을 판단하는 기준은 골프 규칙에 '알고 있거나 사실상 확실한'으로 정의돼 있습니다. '사실상 확실한'은 적어도 95%의 확실성을 의미합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는데는 플레이어가 취한 행동, 그 행동과 볼 움직임과의 시간차, 라이, 지면 상태, 날씨 등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고려됩니다. 이를 통해 볼이 움직인 원인이 ② ③ ④중 하나가 아니라면, 그 볼은 자연의 힘에 의해 움직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를테면 플레이어가 정지한 볼 옆에서 연습스윙을 하거나 클럽을 볼 뒤에 댄 직후 볼이 움직였다면, 플레이어가 볼을 움직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1벌타를 받은 후 볼을 제자리에 갖다놓아야 합니다. 볼이 멈춘 곳(질문한 상황에서는 벙커)에서 다음 스트로크를 하면 2벌타가 따릅니다.
요컨대 멈춰 있던 볼이 플레이어가 다가가기 직전이나 직후에 움직였다면 그것은 플레이어가 움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사지에 놓여있거나 떨어진 나뭇잎·나뭇가지에 닿아 있는 볼에 접근할 때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그린 쪽으로 가서 정보를 수집하는 동안 볼이 저절로 움직이면 이는 자연의 힘에 의해 움직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때에는 볼이 멈춘 곳(벙커)에서 다음 스트로크를 하면 됩니다. 물론 벌은 없습니다. 멈춘 곳이 아니라, 제자리에 리플레이스를 하고 치면 되레 2벌타를 받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PGA투어 피닉스오픈 4라운드에서 리키 파울러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볼이 그린 주변의 빨간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측면 구제를 받고 경사지에 드롭했습니다. 볼이 정지한 것을 확인한 그는 다음 스트로크를 구상하기 위해 그린 근처로 갔는데, 그 때 볼이 굴러 다시 페널티 구역에 들어갔습니다. 자연의 힘에 의해 볼이 움직인 것으로 간주되므로 볼이 멈춘 곳(페널티 구역)에서 스트로크하거나 다시 구제를 받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울러는 페널티 구역 구제를 받은 끝에 트리플 보기를 했습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빨간 페널티 구역에 빠진 볼을 측면 구제를 받고 드롭할 때에는 최대한 평평한 곳에다 해야 하겠습니다<골프 규칙 9.2, 9.3, 9.4, 14.7>.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