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뉴스핌] 남경문 기자 = 9살 의붓딸의 손을 프라이팬으로 지지고 목을 쇠사로 묶어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학대한 계부 A(35) 씨가 결국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영장전담 신성훈 판사는 15일 오전 11시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시작해 3시간 35분 만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창녕=뉴스핌] 남경문 기자 =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된 9살 여야 계부 A씨가 창녕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연행되고 있다.2020.06.13 news2349@newspim.com |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전날 계부 A씨에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영장 신청 사유로 이번 사안이 중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입감되어 있던 밀양경찰서 유치장에서 출발했다.
짙은 회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인 A씨가 창원지법 밀양지원에 도착하자 취재진들이 "딸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라는 묻자 "정말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남의 딸로 생각해 본적이 없고 제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했다.
욕조에서 숨을 못 쉬게 학대했다는 진술과 관련해서는 "욕조에 담근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친모와 같이 학대했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이 모든 게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A씨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압수수색에서 6점의 물품을 확보했다. 압수품은 쇠사슬, 자물쇠, 글루건, 프라이팬, 효자손, 쇠파이프로 추정되는 드론 노즐봉(드론 연결봉) 등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물품을 토대로 지난 13일 이루어진 2차 조사에서 A씨에게 학대 혐의에 대해 묻자 지난 4일 1차 소환조사 때와는 달리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심한 학대행위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친모 B(27) 씨는 지난 12일 응급 입원해 있던 기관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해 현재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고 있다. 정밀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한 B양은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가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쇠막대기로 온몸과 종아리에 멍이 들 만큼 맞는가 하면 베란다에 쇠사슬로 묶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등 심한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4층 테라스에 쇠사슬을 연결해 B양의 목을 자물쇠로 잠근 채 이틀간 학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학대받은 아동은 현재 경남의 한 아동보호기관에서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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