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RBC 헤리티지 출전…지난해 유일하게 10위권 진입한 '궁합 맞는 대회'
코스 타이트하고 그린은 작아 아이언샷·쇼트게임 좋은 최경주에게 기대해볼만
'동갑' 퓨릭, 62세 랑거 등과 경쟁…임성재·안병훈·강성훈·김시우·이경훈도 출전
[서울=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최경주가 1년여만에 미국PGA투어에서 '톱10'에 들 수 있을까?
최경주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의 하버 타운GL(파71·길이7099야드)에서 열리는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710만달러)에 출전한다. 그는 이날 낮 12시32분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지난달 만 50세가 된 최경주. [사진=KPGA] |
RBC 헤리티지가 열리는 하버 타운GL 9번홀 그린 주변. [사진=미국PGA투어] |
최경주는 지난 5월19일 만 50세가 됐다. 짐 퓨릭, 필 미켈슨 등과 함께 올해 챔피언스(시니어)투어로 갈 나이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외치듯 미국PGA투어 대회에 출전신청을 냈다. 물론 아직 챔피언스투어가 재개되지 않은 점도 있겠으나, 미국PGA투어 대회에 나가더라도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있는 듯하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시즌 유일한 톱10 진입이었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는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다음주인 4월 중순에 열려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6월 하순으로 옮겨졌다.
최경주는 2013년 이후 이 대회에 줄곧 출전해왔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코스 특징 때문이다.
피트 다이가 설계한 이 코스는 페어웨이 양옆에 소나무 등이 빽빽이 늘어서 있다. 티잉구역에 서면 위압감이 들 정도로 코스가 타이트하다. 선수들은 선뜻 드라이버를 꺼내지 못한다. 지난해 출전선수들의 파4, 파5홀 티샷 평균 거리가 274야드였다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리키 파울러는 "이 코스는 투어 대회 코스 가운데 밀실 공포증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곳이다"고 표현한다.
더욱이 그린은 투어 대회 개최 코스로는 페블비치GL 다음으로 작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에도 플레이선에 나뭇가지가 걸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페널티구역(연못)은 17개나 되고, 54개의 벙커가 요소요소에 자리잡고 있다. 다만, 홀은 긴 편이 아니고 러프도 깊지 않다.
그래서 이 코스는 장타력보다는 아이언샷과 스크램블링(정규타수로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을 때 파 또는 그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확률)이 좋은 선수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혹자는 "어떤 선수라도 우승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코스다"고 말한다.
지난해 챔피언인 판첸충(대만), 2018년 우승자 고다이라 사토시(일본), 2010년과 2015년 챔피언 짐 퓨릭, 그 외에도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온 매트 쿠차, 루크 도널드 등은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하위권에 속하는 선수들이다.
최경주는 장타력보다는 샷 정확도로 승부하는 선수다. 더욱 나이가 50이니, 힘보다는 정교한 샷으로 스코어 메이킹을 해야 한다. 그가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를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최경주가 올시즌 미국PGA투어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것은 통산 상금랭킹 50위안에 들기 때문이다. 2000년 미국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통산상금 랭킹 28위(약 3267만달러)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 미국PGA투어에 여섯 차례 출전해 두 번 상금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커트 없이 열린 더 CJ컵에서 공동 16위를 차지했고, 지난 2월 피닉스오픈에서는 공동 55위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챔피언스투어 진출 자격을 얻은 만큼 오는 7월31일 열리는 얼라이 챌린지나 8월13일 시작하는 브리지스톤 시니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통해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주가 챔피언스투어 데뷔 전에 미국PGA투어에서 10위권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이 대회에는 임성재 안병훈 강성훈 김시우 이경훈도 출전한다. 최경주보다 생일이 일주일 빠른 퓨릭과 이미 챔피언스투어 멤버가 된 어니 엘스와 비제이 싱, 그리고 62세인 베른하르트 랑거도 합류한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