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재개관하라는 미술계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월 서울 이태원 클럽 일대와 물류센터에서 집단 확진자가 발생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 지역 공공시설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9일 오후 6시부터 수도권 소재 국립문화 예술기관이 무기한 휴관 중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대전 서구 대전시립미술관을 찾아 코로나19 관련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등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2020.06.10 89hklee@newspim.com |
문체부 산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해 10개 소속 박물관·미술관·도서관과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 등 4개 국립공연기관, 7개 국립예술단체 공연도 중단됐다.
이와 함께 국립고궁박물관과 궁궐·왕릉 등 문화재청 소관 각종 실내외 관람시설 휴관도 무기한 연장됐다. 재개관 기간이 길어지자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비대면'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집콕' 기간이 길어지면서 "볼거리가 없어 답답하다"는 관객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현재 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중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속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는 일일확진자 수가 50명 미만, 감염 경로 불명확 사례 비율이 5% 미만일 경우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일상적 경제활동을 허용하는 단계다. 다중시설 이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고위험 시설(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실내집단운동시설, 유통물류센터, 300인 이상 대형학원, 방문판매, 뷔페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전자출입 명부 작성이 의무화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정부 지침에 따른 연극 '영지' 취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지난 28일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수도권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29일부터 모든 공공·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수도권 소재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박물관·미술관과 경복궁 및 칠궁 관람은 29일 오후 6시부터 일시 중단된다. 2020.05.29 alwaysame@newspim.com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경우 한국전쟁 발발 70년 특별전 '낯선전쟁'을 온라인으로 개막했으며, 올해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미술 상설전인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을 지난 5월 6일 재개관하면서 공개한 후 20여 일만에 바로 문을 닫게돼 아쉬움을 낳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상설전 개막과 함께 관심을 모은 이집트실이 안타깝게 온라인으로만 공개되고 있으며, 지난 5월 19일 개막한 '디지털 실감영상관'도 관람객을 맞지 못한 채 관람이 중단됐다. 현재 '디지털 실감영상관'은 사운드 교체 작업을 해 보다 실감나는 콘텐츠를 관람객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13일 "박물관, 미술관 재개관 여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논의해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계 관계자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의 경우 사전예약 관람제로 시간당 관람 인원을 제한할 수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확진자 발생 사례가 없기 때문에 국립 미술관과 박물관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 문화계 관계자는 국립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선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학대학교 교수는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은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문을 열어야 한다"며 "실내 공간이라 감염 우려도 있지만, 지금까지 기반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온 바가 없다. 방역만 잘하면 안전하고 밀집되지 않은 공간이 미술관과 박물관, 도서관"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생활방역 체계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부분 재개관해 사전 예약한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관람을 원할 시 방문 예약 혹은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사전 예약해야 하며 회차당 최대 관람객은 100명이다. 미술관 입장에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며 체온 측정 37.5도 이상일 경우 입장이 제한된다. 2020.05.06 alwaysame@newspim.com |
이어 "곧 방학인데 학생들이 갈 곳이 없다. 사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사전 예약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고, 도서관은 떠들 수도 없다. 오히려 미술관, 도서관, 박물관이 커피숍이나 식당보다 더 안전한 공간"이라며 "우선 서울시부터 먼저 조치를 취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문화 공간을 개방해 코로나로 지친 국민이 문화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한 차원 높은 'K방역'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보건당국의 지침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기관을 다 닫는 것은 안타까운 방침"이라며 "문화 향유가 한 차원 높은 'K방역'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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