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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전문] 이주열 "주택가격 상승 제한적일 것...금융안정 예의주시"

기사입력 : 2020년07월16일 13:11

최종수정 : 2020년07월16일 14:20

"기준금리 동결, 부동산 시장 반영해 결정된 것 아냐"
"수출 예상보다 낮아, 2분기 성장률 5월 전망보다 악화"
내일 임시금통위 개최,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 SPV 대출 의결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주택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안정 상황도 주의깊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기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 기조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렸다. [사진=한국은행] 2020.07.16 lovus23@newspim.com

이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정부의 주택시장 가격안정화 의지가 확고하고 상당히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만큼 앞으로 주택가격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택 가격오름세가 확대됨에 따라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발표하고 있는 바 한국은행도 정부정책의 효과와 금융안정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결정이 부동산 정책 공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이 주택시장 상황에 반영해 결정했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고 성장과 물가흐름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끌고 가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저신용등급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SPV에 관련된 의결은 오는 17일 임시 금통위를 통해 이뤄질 계획이라고 알렸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배경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최근의 대외여건을 보면 5월 이후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어 왔고 그 결과 그간의 경기위축이 다소 완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경제할동 재개가 빨랐던 중국은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과 유로지역에서는 소비가 상당폭 반등하고 심리지표도 개선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주요국 주가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였으며 시장금리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진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많은 주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현 단계에서 멈추거나 또는 일부에서는 재개 조치를 취소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브라질, 인도 등 경제 규모가 큰 일부 신흥국의 경우도 확진자수가 큰 폭 증가하면서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실물경제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민간소비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그리고 정부지원책 등에 힘입어 반등했으나 수출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하반기에는 국내경제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전망은 코로나19의 전개양상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출의 경우 개선이 지연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공공서비스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6월중 상승률이 0%를 나타내었고 식료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0.2%에 머물렀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저유가의 영향

지속, 수요면에서의 낮은 물가상승압력 등으로 0%대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금융시장은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 국제금융시장 안정 등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당폭 하락하였으며 장기시장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6월중 큰 폭 증가하였고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었습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향후 국내 경제흐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여 그간 취해진 다각적인 재정확장정책과 통화·금융 완화 조치들이 실물경제활동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앞으로 한국은행은 국내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기조 하에서 코로나19의 글로벌 전개상황과 각 국의 대응 그리고 그것이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시 확대됨에 따라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바 한국은행도 정부 정책의 효과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한 금통위의 결정은 전원일치였습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세 가지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우선 미국 연준의 자산매입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고 일드 커브 컨트롤(Yield Curve Control)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약화되고 있습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연초만큼 대두되지 않은 시점에 한국은행도 이 같은 옵션을 고려할 긴박성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봐도 될지, 한국판 양적완화의 필요성은 몇 달 전보다 덜하다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총재님 견해를 듣고 싶고요.

두 번째로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중인데, 배경에는 시중유동성 증가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타국보다는 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향후 기준금리의 정상화 행보의 선결조건은 무엇인지 제시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리고 물가 이외에 다른 부분이 충족될 경우 기준금리 정상화에 나서실 수 있을지 그것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또 마지막으로 최근 발표된 한국판 뉴딜에 따른 재정소요와 국채발행 증가로 한은의 정례적인 국채매입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 총재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양적완화의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았냐는 질문하셨는데 첫 번째 질문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그간 적극적인 통화정책 대응으로 인해서 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코로나 발발이 본격화된 2월말, 3월초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했던 모습을 생각하신다면 최근의 금융시장은 정말 그야말로 상당히 안정돼 있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물사이드를 보면 실물경제는 여전히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의 흐름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특히 코로나가 글로벌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우리 실물경제의 흐름도 거기에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고, 우리가 현재 시행중인 여러 가지 정책의 파급효과, 그다음에 앞으로의 금융·경제상황 전개 등을 점검하면서 양적완화를 비롯한 비전통적 정책의 시행 여부는 그때그때 상황을 판단해 가면서 결정해 나가겠다 말씀을 드립니다.

그 다음에 부동산가격 말씀하셨는데, 제가 방금 말씀드렸듯이 지금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서 국내경제에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는 것을 제가 재차 말씀을 드립니다. 향후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될 때, 그때 가서 금리정상화를 고려할 수 있을 거다, 제가 조금 전에 모두발언에 그런 말씀을 드렸고요. 우리가 만약 금리정상화를 추진하더라도 어떤 특정한 한 지표만 보고 할 것이 아니고 성장과 물가의 흐름, 저희들이 유념해야 할 금융안정상황 변화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 나가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재원조달 방법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뉴딜 계획이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지금 현재로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한 그런 상황입니다. 지금 현재 시장에서는 향후에 국고채 발행이 계속되고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도 발행이 됐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채권시장에 수급불균형이 있고 그에 따라서 장기금리가 상승할 가능성, 거기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제가 말씀드렸듯이 그러한 가능성, 소위 시장에 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을 저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고, 만약 그렇다면 국채 단순매입 확대 등을 포함해서 활용 가능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재차 말씀을 드립니다.

▲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중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번 금리동결 결정에 부동산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고려됐는지 궁금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괴리를 해결할 수 있는 한은의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여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것을 여러 차례 말씀드렸고요. 이런 상황에서는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그 다음에 수급대책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서 대응하는 것이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지 말고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생산적인 투자처를 만들어주는 그런 정책들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정부도 같은 인식을 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강조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그 동결결정이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결정했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고, 지금 현재의 성장과 물가의 흐름, 앞으로의 전망 등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의 현재기조를 끌고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것입니다.

▲ 지난달 총재께서 한국경제 성장률에 대해서 한은이 당초 예상했던 올해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를 하셨는데, 이번 금통위에서는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이 하향조정이 됐습니다. 이렇게 조정한 주요 원인이 궁금하고요. 기존 전망의 하회 정도가 당초의 워스트 시나리오 정도까지를 보고 계시는지 이에 대해서 궁금하고, 그리고 정부가 3차 추경 관련해서 계속 집행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것이 성장률을 올리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라고 보시는지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SPV 설립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융위에서는 이번 주에 설립한다고 했는데 오늘 금통위에서 이와 관련한 의결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에 의결이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그리고 남은 절차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3주 전에 있던 물가설명회에서 제가 5월 전망에 전제했던 시나리오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좀 더 구체적으로 나아가서 지난번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은 불과 3주이기는 하더라도 중요한 상황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우선 수출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감소폭이 대단히 컸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수출이 예상보다 실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이것은 곧바로 2분기의 성장전망치를 낮추는 그런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래서 우선 24분기의 실적이, 아직 구체적으로 저희들이 최종 집계를 안 했습니다만 여러 가지 지표로 짚어봤을 때 24분기 성장률이 지난 5월에 봤던 것보다는 낮아진 점을 들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요인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2분기중, 6월에는 진정이 되고 하반기부터는 조금 수그러드는 것으로 전제를 했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든 전문가들이 본 코로나 확산세 시나리오는 바로 그런 거였습니다. 2분기가 피크고 3분기가 조금씩 수그러드는. 그런데 지금 7월 2주가 흘렀습니다만 코로나 확산세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고, 코로나 확산세는 오히려 워스트 시나리오로 가는 그런 우려가 들 정도로 진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가 모두발언에 말씀드렸듯이 미국 같은 경우에는 경제활동 재개조치를 멈추기도 하고 되돌리기도 하는, 그것이 곧바로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줄 거고 그러면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리나라 수출은 6월에도 안 좋았는데 3분기 이후에도 ―물론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기는 합니다만― 수출의 개선세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 그에 따라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도 그것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변화는 코로나의 글로벌 확산세가 7월 들어서도 확산세가 가속화가 있다는 점, 그에 따른 우리 경제의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 이런 것을 반영해서 지난 5월 전망치의 조정이 불가피하겠다 그런 판단이 있었습니다.

5월에 전망할 때 워스트 시나리오, 그런 상황이 전개되면 성장률이 –1.8% 이렇게 제시를 했는데, 결국은 우리나라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향방은 거의 코로나19의 전개상황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보는 그런 전제 하에서는 워스트 시나리오까지는 안 갈 것 아니냐 하는 그런 기대도 갖고 있습니다.

3차 추경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는 테크니컬한 답변이기는 한데, 제가 대략 알기로는 한 0.1∼0.2%p정도 그 사이가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성장률 제고효과가 말이지요.
SPV, 오늘 금통위에서는 회사채CP 매입기구에 관련한 의결은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정부 출자에 필요한 3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고 그 다음에 관계기관간 실무협의회를 통해서 어제 SPV 설립관련 절차가 거의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임시 금통위를 개최해서 회사채CP 매입기구에 대한 대출한도와 조건을 내일 의결을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물가설명회 당시에 총재님께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그리고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안정 효과가 있을 것인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최근에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지난해 말 정부의 12·16대책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정부의 안정화대책, 영향이 있었고 그 다음에 코로나19가 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주택가격은 상승세가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5월 들어서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시작하면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그 결과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주택가격의 상승에 대응해서 정부는 6월, 7월 두 차례에 걸쳐서 상당히 강력한 안정화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저는 이번 두 차례에 걸친 정부의 대책을 보면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상당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히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에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가 아주 확고하고 그 다음에 상당히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다 보고 있습니다.

▲ 신년사에서는 저금리·저물가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목표가 상충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책목표 간의 상충관계가 더 심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떤 목표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해 나가실지 궁금합니다.

= 사실상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성장의 하방위험이 상당히 크고 금융불안이 상당히 증폭됐기 때문에 기준금릴 75bp 상당폭 내리고 유동성을 크게 확대공급하고 이례적일만큼 조치를 취했다. 아까 말씀하신 물가안정과 금융나정 복수의 목표를 갖고있지만 현재 국내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경제가 코로나19의 위기가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는게 필요하다고 말씀드린다. 그렇지만 실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택가격의 오름세가 예상외로 높고 가계부채가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또한 금융안정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 시중에서는 3차 추경으로 인해 추가발행할 국채 24조원을 두고 한은의 역할에 관심이 많습니다. 국고채금리가 이 물량으로 인해 크게 움직일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하고요. 이에 더해서 한은이 수급안정 차원에서 어느 정도까지 매입에 나설 방침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질문 같이 드리겠습니다. 7월까지 연장한 전액공급방식 RP매입을 두고 8월에는 연장 대신에 비정례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기한이 보름정도 남았는데요. 정책방향에 대한 언급 부탁드립니다.

= 3차 추경이 발표되고 국고채 발행이 크게 확대되었지만 장기시장금리는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기금리 수준이 추경의 영향을 이미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고 또 장기투자기관이라든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해서 투자수요가 상당히 견조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금리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든가 시장에 불안심리가 있을 때는 지체없이 적극적으로 시장안정화조치에 나설 계획입니다. 시장에서는 매입규모 같은 것도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국고채 매입규모는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것인지, 불안하면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국고채 수급상황이 지금은 안정적인데 그것이 어떻게 바뀔지 그런 것을 봐서 그때그때 적절한 결정을 내릴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 전액공급방식 RP매입인데,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전액공급방식 RP매입제도를 도입했습니다. 6월에 종료될 예정이었습니다만 금융회사들이 일시상환에 따른 부담 같은 것을 고려해서 7월에, 한 달간 연장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장 운용을 한 전액공급방식 RP매입의 현재까지의 입찰실적을 보면, 만기도래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입찰실적은 만기도래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것이 뭘 의미하느냐 하면 금융회사들의 자금사정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결국 금융시장이 안정성을 회복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겁니다. 어떻든 추가 연장 여부는 좀 더 금융회사의 자금수요를 다시 한번 짚어보고, 또 그 외에 다른 몇 가지 고려사항을 같이 봐서 조만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한은도 환매조건부 외화채권 매매를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의 정책으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아세안과 동아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채권을 글로벌 적격담보로 격상시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자수단 외에는 활용도가 바닥인 아시아 채권을 국경간의 거래 담보로서 활용하자는 그런 논의인데요. 금융안정을 도모하는 중앙은행으로서 이에 대한 총재 입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중앙은행이 적격담보증권 인정범위를 국내자산만이 아니고 아시아 지역 내 자산으로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물론 있고요. 만일 그렇게 된다면 역내 채권시장 참가기관 입장에서 보면 유동성 조절 수단이 확대되고 또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중앙은행으로부터 보다 신속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효과를 내세워서 이런 논의가 있는데, 이 제도는 현재 유로지역에서는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로지역과 아시아 지역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를 하셔야 되는데, 유로지역에서 이런 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우선 유로지역의 역내 채권발행 통화는 유로화로 통일되어 있기 때문에 환리스크가 없다는 점이 큰 기본 요건이 될 겁니다. 그리고 특히 유로지역은 회원국 간에 자금결제시스템이라든가 또는 증권결제시스템 같은 지급결제 인프라가 상당히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국외 담보증권의 확인 검증이 수월하다는 등 이런 제도가 가능한 여러 가지 토양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급결제 인프라의 연계성이 낮고 또 단일통화가 발행된 게 아니기 때문에 환리스크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볼 때, 물론 앞으로 이런 것을 논의해 나가기는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도입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 최근 들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측 인사들의 한은의 통화정책결정 사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당시 홍 부총리는 금리를 부동산시장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고, 6월초 3차 추경안을 발표하면서는 한국은행이 늘어나는 국고채 물량을 흡수해주는 역할을 해준다면 국고채시장 충격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원론적인 정책공조의 범위를 넘어서서 한은이 결정할 정책방향의 구체적인 기조를 언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한은의 정책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언급이 오히려 재정·통화정책의 팔러시믹스에 방해가 된다는 시각도 있는데 총재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지금 홍 부총리의 발언을 한두 가지 예를 들어서 말씀하셨는데, 저도 이 발언의 앞뒤를 다 보았습니다. 물론 부총리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만 그때 금리문제와 관련해서 분명히 선을 그었거든요. 뭐라고 했냐면 금리문제는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부총리로서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기준금리의 운용방향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요. 아까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 금리를 연계해서 생각할 수 있다는 발언을 예를 들으셨는데, 그것도 보면 그때 부총리께서 이 부동산시장 관련한 언급은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 금리정책방향과 관련한 언급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까 그런 것은 그냥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총재께서는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확장적인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갈 방안에 대해서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하셨는데요. 반면에 정부가 어제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습니다. 2025년까지 160조원을 쏟아 붓겠다는 방침인데요. 정부가 세출 조정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재원이 국채발행을 통해서 조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차 추경에 한국판 뉴딜까지 국채발행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2025년까지 금리인상을 못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판 뉴딜로 인해서 총재께서 밝히신 적기 유동성 환수조치도 수정이 불가피한지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 두어 차례에 걸쳐서 포스트 코로나, 다시 말해서 코로나 위기가 진정된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몇 차례 의견을 밝힌 바 있고 그때 여러 가지 계획 중의 하나가 이례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확장적 조치는 단계적으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하는, 어떻게 보면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당연한 시각이고 이에 대한 준비는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포스트 코로나와 관련해서 갖고 있는 생각입니다. 특별하게 계획을, 시기를 염두에 두고 발언하는 것은 아니구요. 지금은 코로나 위기가 아직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그 후의 대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도 위기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국내경제의 흐름도 상당히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현재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통화정책의 정상화라고 할까요? 아까 말한 유동성환수를 수정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그런 것을 우려할 단계는 아직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 지난 5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운 수준이 되면서 비전통적 수단활용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금리정책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도입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낼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이 추가 인하를 고려한 언급인지 질문입니다.

=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보는 시각, 그렇게 질문하셨는데 실효하한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 경기부진이 더 심화돼서 통화정책도 추가적인 완화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금리 외에도 다른 정책수단, 예를 들면 대출이라든가 공개시장 운영,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수단을 적절히 활용해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만약에 예를 든다면, 앞서 혹시 정부의 국채 발행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서 수급균형이 깨져서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할 때 국채매입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이러한 것도 지금 말씀하신 소위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의 하나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 조윤제 금통위원이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금통위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셨습니다. 주식처분으로 사태는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금통위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금통위 의장으로서 금통위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지, 또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또 공직자 윤리법 규정을 따르는 일 외에도 한은이 내부적으로 관련 규정을 재정비할 필요성에 대해 총재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조윤제 위원의 주식보유와 그에 따른 처분은 관련 법규 규정 그리고 절차에 따라서 적법하게 처리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금통위의 권위나 신뢰의 문제로 연결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 봉쇄지수는 낮아지는 디커플링이 있었다고 그때 설명을 하셨는데요. 이런 디커플링은 언제 없어질 것이라고 보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나라들이 바로 당면한 문제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경제활동을 제한하게 됐을 때 그에 따른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유럽 같은 경우를 보면 확산세를 방지하는 데 역점을 둬서 처음에 강도 높은 락다운 조치 같은 것을 취했고, 확산세가 완화되면서 해제해 가는 절차, 과정을 밟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방역을 먼저 하고 그것이 진정되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이런 순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인데, 각 국별로 처한 상황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국별로는 이런 디커플링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지금 미국에서 보듯이 재개하다가 다시 또 확산세가 높아지니까 다시 재개를 스탑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되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기본적으로 확산을 방지하는 것에 보다 더 큰 역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말이지요. 그렇지만 거기에 따른 기업이나 가계에 미치는 쇼크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각 국별로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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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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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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