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심층분석] 한국형 아이언 돔, '서울 불바다' 北 장사정포 완벽히 막아낼 수 있나

기사입력 : 2020년08월17일 07:00

최종수정 : 2020년08월17일 11:56

軍, 北 장사정포 대응 위해 이르면 2025년 아이언 돔 전력화 계획
전문가 "아이언 돔, 北이 1순위로 공격할 곳에 적절히 배치해야 효율적"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남북 관계가 최악의 상태일 때 마다 거론되는 말이 있다. 바로 '서울 불바다' 설(說)이다. 1994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앞두고 열린 남북 실무대표 회담에서 처음 나왔던 이 말은 북한이 대남 도발을 위협할 때 마다 잊을 만 하면 꺼내는 말이기도 하다.

다만 이 말이 실제 대남 도발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일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를 완벽히 대비하는 것은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군사분계선(MDL) 인근에는 북한의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300여 문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칭해서 '장사정포'라고 하는데, 이들 장사정포는 시간당 최대 3000발을 쏠 수 있어 실제로 발사가 이뤄질 경우 휴전선과 가까운 수도권이나 핵심시설들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것이 바로 북한이 주장하는 '서울 불바다'설이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북한이 사거리가 단거리 탄도미사일급으로 길고 저고도로 비행하며, 유도기능을 갖춘 데다 구경이 600mm에 달하는 초대형 방사포까지 선보이면서 이에 대한 요격 및 대응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장사정포의 위험성과 이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의 필요성은 군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서 한국형 아이언 돔인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 착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아이언 돔은 쉽게 말해 대공 미사일을 말한다. 돔 형태로 만들어진 방공망 전역에 대한 요격 시스템이라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저고도로 날아오는 로켓포나 미사일을 방어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은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한국형 아이언 돔을 통해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및 핵심 중요시설을 방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르면 2020년대 중반, 늦어도 2030년경에는 아이언 돔을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군은 현재도 대(對) 화력전을 통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군 관계자는 "장사정포를 막을 체계가 군에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사전에 공군 전력으로 포병들이 갱도에서 나올 때부터 징후를 식별해 포를 쏘기 전에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로 진지를 타격해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다만 보다 완벽하게, 2중 3중으로 방어체계를 갖추기 위해 아이언 돔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군에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막을 만한 마땅한 대응체계가 없다며, 하루 빨리 한국형 아이언 돔을 실전배치해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대 화력전이란 북한의 포격이 있을 때 원점타격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장사정포 위협을 최소화는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아예 없앨 수는 없다"며 "처음에 어쩔 수 없이 몇 발 정도는 맞을 수밖에 없다. 그 몇 발을 맞지 않을 수 있는 체계가 현재는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형 아이언 돔이 배치되면 장사정포에 대한 방어를 보다 촘촘하게 할 수 있고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사정포뿐만 아니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같이 저고도 탄도미사일 방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해 5월 처음 선보인 신형 무기 중 하나로 우리 군과 미국이 보유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패트리어트가 요격할 수 있는 고도 이하의 낮은 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 및 대응이 어렵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국경 지역인 이스라엘 북쪽에 설치된 아이언 돔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7.27

◆ 아이언 돔 요격 미사일, 1발 당 7000여만원
전문가 "장사정포 수천 발 날아들면 100% 대응은 무리"

그렇다면 아이언 돔만 있으면 북한의 장사정포를 100% 요격하고 대응해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그것 또한 장담할 수는 없다.

아이언 돔의 원산지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나 하마스 등의 무장단체가 발사하는 대형 로켓포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언 돔이라고 불리는 대공 미사일을 만들고 2011년 실전 배치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 덕분에 2014년 여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벌였던 전쟁 당시 주요 시설의 90%를 방어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로켓포에 비해 아이언 돔 한 발의 가격은 매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의 100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아이언돔 1개 포대 가격만 560억여원에 요격용 미사일인 '타미르'는 1발 당 최소 7000여만원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로켓포 한 발의 가격은 몇 십 만원이다.

이를 바꿔서 생각해 보면 동시다발적으로 최대 수천 발 쏟아질 수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완벽히 대응하자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무장단체가 쏘는 포의 양이 많지 않아 아이언 돔으로 거의 대응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스라엘도 미국의 지원을 받아서 아이언 돔을 운용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이스라엘 반군들은 이란으로부터 로켓포를 공급받는데 그 로켓포는 기술도 떨어지고, 많이 쏴 봐야 한 번에 열 몇 발"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북한은 1분 단위에 최대 몇 천 발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비용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아이언 돔 만든다고 국방비 다 쓸 판"이라는 회의적인 이야기나 "자체 개발보다 이스라엘에서 도입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을 개발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전략을 통해 북한의 장사정포를 막아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종우 분석관은 "북한이 공격을 한다면 1차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바로 군사시설이다. 아니면 청와대 같은 주요 지휘시설"이라며 "이들 시설과 수도권에 대한 집중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류성엽 위원도 "북한이 포를 떨어뜨릴 위치는 예측 가능하다. 수도권, 주요지역, 인구밀집지역 등"이라며 "이런 지역을 주요 방어지역으로 설정하고 이 지역을 막기 위한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