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가격 전년비 두배 이상 상승
태풍 또 북상…정부 "피해 예방 강화"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비축물량을 풀어 공급 안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물가가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배추·무 가격 2배 이상↑…8월 채소류 물가 28.6% 늘어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4일 상품 배추 10kg 도매가격은 2만4320원으로 1년 전 1만2120원보다 2배 이상 올랐다. 한달 전 1만2952원보다도 1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0.09.02 yooksa@newspim.com |
무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같은 날 상품 무 20kg은 2만9960원으로 1년 전 1만4600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한달 전 1만4452원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폭이 더 높다. 2일 전 2만3320원보다도 6000원 이상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했다. 이 중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28.6%, 신선과일은 7.2% 올랐다.
농산물 가격 급등은 7~8월에 긴 장마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상추와 깻잎, 오이, 애호박 등 시설채소의 공급이 부족해진 데 따른 것이다. 배추와 무, 사과 등 주요 추석 성수품 역시 재배면적이 감소해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 7월과 비교해 장마로 인해 채소류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채소류 물가는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던 지난 2016년도 11월 32.9% 증가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라고 설명했다.
◆ 태풍 '하이선' 북상…정부 "비축물량·채소가격안정제 활용"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정부 비축물량뿐만 아니라 농협 출하 조절시설의 비축물량까지 방출했으며, 출하량 일부를 수급조절에 활용하는 조건으로 농가에 평년가격의 80%를 보장해주는 '가격안정제'까지 활용하고 있다.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소비자들이 농협하나로마트 창원점 로컬푸드직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농협하나로마트 창원점] 2019.09.25 onjunge02@newspim.com |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급등한 고랭지 배추의 경우 지난 3일 기준 정부 비축물량 3200톤(t) 중 2600t이 방출됐다. 농협 출하조절 물량도 1500t이 방출돼 총 4100t의 물량이 시장에 나왔다.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해 공급된 물량도 3700t에 달한다.
고랭지 무의 경우 정부 비축물량이 1500t이 방출됐고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해 추가로 4400t이 풀렸다. 정부는 강우와 태풍으로 인해 재배면적이 감소한 사과와 배 또한 계약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조기출하를 유도해 각각 5500t, 4300t이 명절 전에 출하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10호 태풍 '하이선'이 동해안을 지나칠 것으로 예상되며 채소 주산지인 강원도 지역의 농작물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연장되면서 채소류 등 신선식품 소비는 꾸준히 증가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무 등 노지채소의 경우, 태풍 강우로 인한 산지 작업 여건에 따른 출하량 등락으로 가격변동성이 커진다"며 "하이선 피해 최소화를 위해 그물망 설치, 가지묶기, 지주목 설치 등 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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