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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하자부터 일감 몰아주기까지...여야 의원, LH '집중 질타'

기사입력 : 2020년10월09일 06:18

최종수정 : 2020년10월09일 06:18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LH 등 국정감사
하자 민원·소송 늘어..."품질 제고 노력할 것"
"변 사장 '일감 몰아주기" vs "절차상 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21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첫 국정감사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공공주택의 하자 문제와 층간 소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LH의 다수 연구용역을 특정 학회가 수의계약 형태로 40억원 가까이 챙기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변창흠 LH 사장은 최근 집값 상승과 관련해선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주거복지 측면에서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대 상황에 맞는 정책을 적시에 시행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토부 산하 기관은 LH와 한국시설안전공단, 주택관리공단, 한국건설관리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번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국정감사는 이날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주재하고 있다. 2020.10.08 kilroy023@newspim.com

◆LH 하자민원 '급증'...층간소음 관련 지침 위반도

여야 의원들은 이날 진행된 국감에서 LH를 향한 강도 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LH가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공급하는 주택의 하자 민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품질 제고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하자 민원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총 3만5778건의 하자 민원이 제기됐다. 하자 유형(사유)별로는 ▲도배(9572건) ▲타일(9458건) ▲오배수(8966건) ▲위생기구(4134건) ▲창호(1503건) ▲가구(1266건) 순으로 결함이 많았다.

박 의원은 "2016년 이후 올해 7월까지 시도별 LH 하자를 보니 총 3만1000가구에 달하는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자 민원은 2016년 3800건에서 2019년 5800건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하자 민원이 늘면서 관련 소송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이후 하자 관련 소송으로 LH가 입주민 등 원고 측에 지급해야할 손해배상금액은 1309억원에 달한다.

사회적 문제로 꼽히는 아파트 층간소음에 대해서도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H가 바닥충격음 관리와 관련된 국토교통부 고시와 관련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서 현장조사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LH는 100곳의 아파트를 시공했는데 층간소음 성적표가 없다"며 "규정에 의하면 측정결과와 관련 자료를 주택성능센터에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H 층간소음 측정 전담인력은 단 2명으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변 사장은 하자 문제와 관련해 "주택 품질 개선 위해 여러 노력 중이지만 국민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하자 민원이 많아지고 있다"며 "외부전문가들 참여로 품질 검사를 진행하면서 발견되는 하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민 불편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H는 주택 설계부터 시공, 사후관리 등 각 단계별로 하자 절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품질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변창흠 LH 사장과 박상우 전 사장 재임 기간 진행된 LH 연구용역 수의계약 건수 및 계약액수 비교 [자료=김은혜 의원실 제공] 2020.10.08 sun90@newspim.com

◆변 사장 취임 이후 '일감 몰아주기' 의혹...산업재해 계속 늘어

변 사장이 취임 이후 김수현 정 청와대 정책실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등이 소속된 특정 학회에 40억원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몰아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LH는 자체 연구기관인 토지주택연구원이 끝낸 연구와 유사한 연구들로 변창흠 사장 주변에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LH는 변 사장이 취임한 2019년 4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연구용역 11건이 수의계약이 형식으로 진행했다. 수의계약 총액은 약 39억9700만원이다. 국토연구원(8건), 한국도시연구소(1건), 미래이엔디(2건)이 수의계약으로 연구용역을 따냈다.

해당 연구용역은 변 사장이 고문으로 활동 중인 한국공간환경학회 회원들이 소속된 기관이 대부분 수주했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한국공간학회에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10대 학회장), 조명래 환경부장관(5대 학회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9대 학회장)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은 "국민 혈세 끼리끼리 나누고 잿밥 챙기느라 집값이 잡힐 수 있겠느냐"며 "변창흠 사장이 지인들에게 수십억원을 몰아주면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방만 경영을 했다는 점에서 감사 청구 대상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마피아'라는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변 사장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토연구원은 국책기관이고 한국도시연구소는 주거복지 대책을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를 맡은 것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기관"이라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이뤄진 것에 대해 과거 같은 학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마피아라고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LH가 발주한 발주한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안전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산하기관이 발주한 1000억원 이상 공사 중 LH가 발주한 공사에서 산업재해가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LH 공사 발주 건수는 2017년 21건, 2018년 15건, 2019년 24건으로 매년 비슷하지만 산업재해자 수는 2017년 188명, 2018년 226명, 2019년 31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민간에서 발주한 1000억원 이상 공사를 보면 발주 건수는 늘고 있지만, 올해 산업재해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변 사장은 "산업재해가 많은 업체에 대해선 안전 항목 가점을 현재 0.8보다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법도 있다"며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08 kilroy023@newspim.com

◆부동산 정책 실패 질타에..."가격 상승 국면" 일축

야당 의원은 정부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오른 것과 관련해 정책 실패라고 질타했다. 이에 변 사장은 "집값 상승은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 국면에 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보도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10억300만원으로 2017년에 비해 64%인 4억원 정도 올랐다"며 "주택정책 담당인 국토부 장관은 14% 올랐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변 사장은 집값 상승 요인과 관련해 "시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 국면이 있고, 하강 국면이 있다"며 "지금은 전체적으로 상승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하나마나한 유체이탈법을 하면 안 된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투기꾼 장난이나 유동성 과잉, 택지 공급 부족으로 올랐다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되물었다.

변 사장은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돼 있기 때문에 한가지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선 경기하강 국면에서도 일정 물량을 공급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변 사장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장점으로 '주거복지'를 꼽았다. 그는 "현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이나 저소득층‧비주택 거주자에 대해 주거복지정책을 어떤 정부보다 많이 하고 빨리 하고 세심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점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시대 상황이 워낙 복잡한데, 상황에 맞는 정책을 적시에 했는지에 대해선 판단하기 어렵다"이라며 말을 아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역대 정부와 비교할 때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대해서도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부동산정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주택 정책이 삶의 질이나 품격과 관련이 높고 가격이 올랐을 때 갖지 못했던 분의 박탈감 등이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만과 관련해선 "주택 정책이 워낙 생활, 삶의 질, 품격과 관계가 깊고 국민 자산의 국민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주택 가격이 올랐을 때 가지지 못한 분들의 상실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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