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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맏형' 손경식 경총 회장, 기업규제 최전선 '방패' 존재감

기사입력 : 2020년10월13일 16:33

최종수정 : 2020년10월13일 16:33

경총 중심으로 재계 똘똘 뭉쳐...손경식 회장 경륜 주목
이번 주 여당과 협의 지속...'3%룰' 조정 '촉각'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경영계 맏형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조정을 위한 재계의 버팀목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손 회장은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연일 재계와 정치권을 동분서주하며 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하고 조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십년째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주요 경제단체를 이끌며 보여준 손 회장의 '경륜'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손경식 경총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0.07 alwaysame@newspim.com

◆ '공정경제 3법' 조정 선봉장...손경식 회장 중심으로 재계 "헤쳐모여"

13일 재계에 따르면 경총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 관련 논의에서 재계의 최전선에 서있다. 경총을 이끄는 수장인 손 회장을 중심으로 재계가 똘똘 뭉치는 모양새다.

경총을 비롯해 여러 경제단체들은 그동안 공정경제 3법을 저지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중 경총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졌는데, 이 같은 배경에는 손 회장의 리더십이 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지난달 22일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시작으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을 잇따라 만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손 회장은 "경영권 방어조치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는 가운데 규제적 제도들만 도입된다면, 경제회복을 위한 기업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에게 법안 추진 연기와 재검토를 적극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향후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통해 공정경제 3법 조정을 놓고 재계와 활발히 소통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손 회장의 발걸음은 더 바빠졌다. 이 대표와의 간담회 다음 날인 지난 7일 '경제단체 부회장단 간담회'를 열어 재계 세 규합에 나섰다. 본격적인 여당과의 협의를 앞두고 재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함이었다.

한국산업연합포럼,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이 경총을 중심으로 뭉쳤다.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등 주요 기업 연구소들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재계는 오는 14일 민주당 정책위원회 산하 공정경제 3법 태스크포스(TF)와 공정경제 3법 관련 정책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다음 날인 15일에는 민주연구원이 주관하는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경제계 정책간담회가 열린다. 사실상 공정경제 3법 조정을 위한 재계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세번째)와 손경식 경총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간담회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0.06 leehs@newspim.com

◆ '경륜'의 손경식 회장...'3%'룰 조정 이끌어낼까

1939년생으로 올해 만 81세인 손 회장은 1977년 삼성화재 사장, 1991년 삼성화재 부회장을 거쳐 1994년 CJ주식회사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1995년부터는 CJ그룹 회장으로서 그룹 총수이자 외조카인 이재현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며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서도 활약했다. 이후 손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경총의 수장에 올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처벌유예,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경사노위 합의 등을 이끌어내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손 회장은 겸손하고 사려심이 깊으며 소통에 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수십년간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재계뿐만 아니라 정계와 금융계 등에서 넓은 인맥과 높은 위상을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다. 손 회장이 이번에도 재계와 여당의 입장을 절충해 최적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상황은 쉽지 않다. 여당은 공정경제 3법의 방향, 속도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청와대의 뜻도 완고하다. 하지만 3%룰과 관련해서는 여당이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손 회장과 재계도 화력을 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그동안 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시행될 경우 해외 투기 펀드 측의 감사위원이 선임돼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가 이렇게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데는 재계 큰 어른으로서 손 회장의 존재감이 큰 역할을 했다"며 "특히 기업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3%룰 조정과 관련해 경총과 손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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