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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원 등판' 변창흠 장관의 주택정책, 벌써부터 아쉬운 이유

기사입력 : 2021년01월06일 07:02

최종수정 : 2021년01월06일 16:08

25번째 부동산 안정화 대책 고밀도 개발, 공공자가주택 등 도입 유력
공공역할만으론 한계...민간시장 함께 해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과열된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작년 12월 4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그의 말을 종합하면 기대보단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정책적인 큰 틀에서 '제2의 김현미'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24차례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시장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계층간 양극화, 상대적 박탈감이 양산되는 현상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민간시장 활성화에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시장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민간시장 확대이지만 여전히 이 부분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현미 전 장관보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히 안고 가야한다는 인식까지는 하고 있지 않다.

아파트를 빵처럼 찍어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공의 역할만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를 이끌어가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올해 1분기 입주 아파트 동향을 보더라도 전체 8만가구 중 민간사업이 75%를 차지한다. 공공사업은 25%다. 서울지역만 따지면 민간사업 비중이 90%가 넘는다. 이런 사업들은 대부분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다. 서울 외곽 일부의 그린벨트를 제외하곤 국가 소유의 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공급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다.

변 장관은 정부와 조합이 사업을 함께 하는 공공재건축으로 충분히 시장 활성화를 꾀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렇지만은 않다. 정부는 용적률과 층수를 상향해주면 조합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들은 용적률 상향이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니다. 용적률 500%를 적용해도 주상복합처럼 밀집도가 높아져 주거 쾌적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강남의 경우는 임대주택이 늘어나는 것을 가장 걱정한다. 현재 규정으로는 늘어난 용적률의 최대 70%를 정부에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중 절반을 장기 공공임대로 나머지를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 결과적으로 용적률이 높아져 가구 수를 늘릴 수 있지만 임대주택 또한 증가하는 구조다. 이 부분을 해소하지 않으면 공공재건축이 인기를 끌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막대한 개발이익이 소수에 돌아가는 건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임대주택을 줄이는 대신 조합의 현금보상 부담을 늘리거나 공공분양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 선택지를 2개 또는 3개로 늘려 조합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앞으로 정비사업은 더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이 임대비율 상향과 함께 가장 꺼리는 부분이 입주권을 받으려면 2년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 규정이다. 낡은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한 투자자의 경우 뒤늦게 실거주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오는 3월까지 조합설립 신청을 하지 않은 단지부터 적용을 받는다. 추진위원회 설립 등 사업 초기 단지는 향후 조합원의 동의를 구하기가 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변창흠표 정책으로 역세권, 준공업지역의 고밀도 개발이 꼽힌다. 반값 아파트로 평가되는 '공공자가주택(환매조건부·토지임대부 주택 등)'도 핵심이다.

하지만 이들 정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역세권, 준공업지역 고밀도 개발은 빌라, 다세대를 개발하는 만큼 아파트처럼 대규모 조성이 어렵다. 일반적인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거주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공자가주택은 과거 도입했다가 외면 받은 사례가 있다. 서울권 아파트 분양권의 시세차익이 수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주 제약이 있고, 차익도 지분에 따라 나눠야하는 주택유형에 관심을 보일지 불투명하다.

결국 민간시장과 공공시장이 맞물려 돌아가야 안정적인 주택시장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공공의 역할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원이 충분치 않고 수요자가 원하는 입지도 제한적이다.

변창흠 장관은 좀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변 장관이 신임 장관 1순위 후보가 아니었다는 얘기가 돈다. 유력 후보들이 '독이 든 성배'라는 이유로 고사하자 주택정책에 밝은 변 장관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시장에선 변 장관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규제 일변도 정책에 피로감이 쌓이고, 집값과 전셋값은 더 오르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제는 채찍과 당근이 적절히 조합된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여기서 핵심은 민간시장 활용 여부다.

변 장관도 부동산 대책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전문가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많은 의견을 듣고 있지만, 평소 본인의 소신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반응하고 호응할 변 장관의 첫 번째이자 문재인정부 들어 25번째인 부동산 대책을 기다려본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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