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지우는 클렌징 티슈 광고, 여성모욕 거센 항의 받아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대학생 같아 보이는 예쁘고 앳된 여성이 인적이 없는 곳에서 밤 길을 걷고 있다.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수상한 남성이 아까 부터 계속 뒤를 밟는데 금방이라도 덮칠 것 같다. 위기 일발의 순간 여성은 핸드백에서 재빨리 휴지를 꺼내 화장을 지운다. 화장 용지로 슬쩍 한번 닦았을 뿐인데 드러난 맨 얼굴은 조금전과 전혀 딴 판이다 ".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여성용품회사 전면시대 화장용지 광고에서 한 여성이 길을 걷고 있고 뒤에 괴한으로 보이는 남성이 따라오고 있다. 2021.01.08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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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품 회사 전면시대(全棉时代, 취안미엔시대)의 화장품 지우는 화장지(클렌징 티슈) 신제품 광고다. 신제품으로 한번 닦은 후 얼굴이 180도 바뀌었고 결국 괴한이 그냥 지나가면서 여성이 겁 먹었던 밤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전면시대는 이 광고를 통해 자사 제품이 화장 지우는데 얼마나 강력하고 뛰어난 효과를 지녔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회사의 의도와는 별개로 이 광고물은 여성들이 얼마나 과장되게 광고를 하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꼴이 됐다. 이 광고 동영상이 웨이보(중국판 트윗터) 등을 통해 유포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광고의 줄거리가 여성을 모욕하고 폄하하는 내용이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전면시대는 자칫 불매운동으로 번질까봐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8일 전면시대는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광고는 상품의 청결 세척 효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한 뒤 "그렇더라도 소비자들의 심기를 불편한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히고 즉시 광고를 바로 내렸다. 또 여성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여성이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전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면시대는 2009년 설립된 여성 용품 전문 회사로서 온건(穩健)의료 그룹 산하가 전액 투자한 자회사다. 여성용품을 비롯해 산모 영유아 용품 등 많은 영역의 생활용품을 취급하고 있다. 중국산 무인양품(無印良品)으로 일컬어지는 이 회사는 2019년 현재 전국에 총 24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고 2000만 명을 넘는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