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정책의속살] 150만명 공직사회 비상…재산등록 의무화 한계는?

기사입력 : 2021년03월24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07월07일 17:02

부동산 관련성 적은 하위직 공무원도 포함 '볼멘소리'
차명거래 적발 어려워 한계…전문가 "실효성 없을 것"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으로 전 공직자 대상 부동산 재산등록 및 부동산 취득 신고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전체 공직자로 등록 대상을 확대하면 부동산과 업무 관련성이 낮은 하위직 공무원들까지 포함돼 행정력이 낭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친인척을 통한 차명 거래나 미공개 정보 유출은 거르지 못해 투기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 재산 등록대상 22만→150만명 확대…매년 신고해야

지난 19일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공무원,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로 부동산 재산등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직자 부동산 거래 시 사전신고제 도입도 논의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원내대표)과 정세균 국무총리, 김상조 정책실장 등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등을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 총리, 김 직무대행, 김 정책실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최재성 정무수석. 2021.03.19 leehs@newspim.com

현재 공무원 재산등록은 4급 이상(특정분야는 7급 이상)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중 재산등록의무자는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합쳐 14만1700명이다. 여기에 공공기관 임직원을 포함하면 약 22만명이 등록대상이다.

재산 등록 범위를 전체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으로 넓히면 공무원은 111만3800명, 공공기관 임직원은 41만여명으로 확대된다. 이 경우 15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등록대상이 되며, 이들은 해마다 정기적으로 변동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임용·승진 등으로 신분이 바뀔 때에도 별도로 고지해야 한다.

공직자 재산등록제가 실시되면 공직사회 청렴도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방 공무원들도 재산을 등록하게 되면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이미 재산을 등록하고 있어 등록범위를 확대하는 게 어렵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개발정보 접근 가능성이 적은 하위직 공무원까지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부동산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이 없거나 관련 없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 직원 전부의 부동산 재산 등을 등록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가 아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친인척 차명거래 적발 어려워…전문가 "실효성 의문"

재산신고를 하더라도 친인척이나 지인을 통한 차명거래를 적발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공직자와 따로 세대를 구성한 성인 자녀나 부모 재산은 신고 의무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흥=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지에 일부 부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LH 직원들이 매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농지에 묘목들이 심어져 있다. 2021.03.04 mironj19@newspim.com

현행 재산등록제도에 따르면 등록 대상 재산은 본인과 배우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의 재산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본인의 부양을 받지 않으면 직계 존·비속도 재산 고지를 거부할 수 있다. 심지어 형제자매나 외조부모, 외손자녀, 혼인한 딸 등은 등록 대상이 아니다.

최근 불거진 LH 사태의 핵심에 차명거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록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투기를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을 포함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약 600만명의 재산을 점검해야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행정력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셈이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투기를 할 때 본인이나 직계가족 이름으로 하는 사람이 어디있나"라고 지적하며 "공직자 재산등록제를 실시해도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서 그는 "돈이 될만한 땅에 들어간 자금을 역으로 추적해 큰 거물을 잡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어설픈 사람들만 잡아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onjunge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