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대처는 좋았지만…과하고 부정확한 표현 있었다"
"16년 전 기억은 믿을 수 없어, 누구랑 갔는지 기억 못한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 초반 해명 과정에서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표현에 대해 "그 표현이 빌미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셔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내곡동 땅이) '제 의식속에 없었다'는 표현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3.31 photo@newspim.com |
오 후보는 "선거를 하면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답변하고 싶은게 있어도 참았다가 캠프에 확인한 뒤 대처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라며 "당시 (내곡동 사태에 대해)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신속한 대처에는 만족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의 기자회견과 거의 동시에 입장을 발표해 제 반론도 기사에 실렸다"라며 "문제는 10년 전 해명자료를 그대로 썼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과하고 부정확한 표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내곡동 해명 과정에서 표현이 바뀌는 등 논란을 키웠다'는 질문에 "민주당은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말 하는데, 거짓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신속하게 대처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이 문제(내곡동 의혹)가 제기된 후 저희 처가는 패닉에 빠졌다"라며 "죄를 지은 것도 없는데 저와 제 아내는 서로 눈치를 본다. 장모님은 제 마음에 상처로 남을까봐 걱정을 하신다"고 호소했다.
그는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입회했다는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부분에 대해 추가 설명했다.
오 후보는 "당시 큰 처남은 분명히 갔다고 얘기한다. 장인어른은 분명히 갔는데 누구랑 갔는지 기억을 못하시지만, 전 안갔다고 말씀하신다"라며 "16년 전의 일이다 보니 사람의 기억력은 믿을게 못 된다는 취지에서 기억력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오 후보는 특히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되면서 얻은 시세차익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평당 271만원 보상을 받았다. 2011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조회해 보니 평균 317만원이 나왔다"라며 "다시 말해서 평당 40~50만원 손해를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내곡동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관훈토론회에서 조차 내곡동 관련 이야기만 45분을 하고 있다. 서울시민들에게 큰 손해다. 서울시장 후보자로서의 정책과 비전을 듣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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