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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고 뭉개지고…품질 떨어지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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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 임신 8개월 차인 A씨는 최근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받고 경악했다. 배송된 꾸러미 안에 상하고 뭉개진 과일 등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임신한 이후 매일 과일이 먹고 싶어서 남편을 닦달하느라 미안했는데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서 주문을 해봤다"며 "하지만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과일보다 비싼데다 품질도 떨어져 앞으로 이용해도 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임산부 건강증진과 친환경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시행 중인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이 떨어지는 품질에 빈축을 사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기대했던 임산부들은 오히려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품이 배송되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로 배송된 상품. [사진=맘카페 캡쳐] 2021.04.15 min72@newspim.com

15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시범사업은 경기도와 충청남도, 경상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2020년도 국민참여예산' 제도를 통해 제안된 사업으로, 농식품부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지난해 1월 말부터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은 자연대림, 한살림, 두레생협 등 3곳에서 각각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천안은 해피에코, 나머지 지역은 에코이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총 비용의 20%만 본인이 부담하면 월 1~2회 이용이 가능하며, 1인당 연간 48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구매할 수 있다.

당초 시범사업 지원 대상 임산부는 4만5000명, 예산 규모는 220억원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지원 대상을 3만5000명 추가하고 예산도 45억원 증액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품질 저하 상품이 배송되면서 임산부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반품·교환처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동봉돼 오지만, 이미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운영하는 업체 온라인몰에 올라온 후기. [사진=온라인몰] 2021.04.15 min72@newspim.com

임산부 B씨는 지난달 31일 두레생협 온라인몰을 통해 청양고추, 참외, 건포도, 유기농스위트콘 등 7개 상품을 주문했다. 주문 금액은 총 7만2600원으로, 청양고추의 경우 100g에 2100원, 참외는 1.5kg에 1만6500원 등 일반 마트보다 가격이 1000원에서 6000원가량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받아본 상품은 일반 마트에서 구매하는 상품과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크기는 더 작은 경우도 있었다.

한살림 온라인몰에서 깻잎, 숙주, 사과, 금귤 등 3만원 어치를 주문한 임산부 C씨도 상품을 받고 실망했다고 전했다. C씨는 "뭐 하나 싱싱하게 온 게 없다"며 "아무리 20%밖에 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정도면 공짜로 줘도 안 먹겠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계란과 한라봉, 양파, 고구마 등을 주문한 한 맘카페 회원 역시 품질 저하 상품을 받았다. 4개의 한라봉 가운데 한 개는 완전히 부패된 상태로 왔고, 양파는 무른 상태였다. 이 회원은 "고를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인데 그마저도 품질 관리가 잘 안 된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농협이나 하나로마트 포인트로 달라"고 했다.

또 다른 맘카페 회원은 "임산부 농산물 지원 정책은 질좋은 상품을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아니냐"며 "가격만 비싸고 양은 적다. 이럴 거면 그냥 동네마트에서 사는게 나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상품의 낮은 품질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농식품부와 aT는 뒤늦게 벌점제도를 운영하는 등 품질 관리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심의위원회를 구성, 서면평가와 현장평가를 거쳐 선정한 지역 업체에서 공급하고 있다"며 "관리주체인 지자체는 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과 정기적으로 월 1회 이상 공급업체를 점검해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클레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장 시설 등을 관리하고 있지만 유통과정에서 상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듯하다"며 "지속적으로 맘카페 등도 모니터링해가며 불만 민원에 실시간 대응하고, 시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T 관계자는 "품질 관리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공급업체는 꾸러미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도록 벌점제도 운영 등 사업 시행지침에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며 "현장점검 강화 및 사업시행지침 변경 등을 통해 품질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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