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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갈등된 택배기사 과로사·지상아파트 문제…물류센터 확충이 대안 될까

기사입력 : 2021년05월31일 06:45

최종수정 : 2021년05월31일 06:45

CJ·쿠팡 "도심 물류센터 확보 지원 필요"…입지규제 개선 등 언급
서울시 택배 7억2000만개→11억8000개…물류센터는 32개→37개
물류센터 외곽으로 밀려나며 이동거리 증가…환경에도 부정적
노조 "배송거리 줄면 근로조건 개선에 도움…저상차는 여전히 문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물류 인프라 확대를 통해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와 지상아파트 출입 금지의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혐오시설로 분류돼 외곽으로 밀려나는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하면 택배기사 근로시간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는 저상차량 역시 옆문을 다는 슬라이딩 도어를 활용하면 노동강도가 줄어드는 만큼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하면 도입이 한결 수월해진다. 다만 노조는 근로시간 감축 효과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저상차량은 옆문을 달아도 화물칸 안쪽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CJ "물류센터 확보에 정부 지원 더 필요"…택배물량 64% 증가할 때 물류센터는 15% ↑

31일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주체한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안(2021~2030)' 공청회에 참석한 김영욱 CJ대한통운 팀장은 "물류센터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신도시나 도심 외곽에 인프라 확보를 위한 지원이 되고 있지만 도심 내 배송시간 과다로 발생하는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나 아파트 출입 거부 등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공공기관의 유휴부지 활용을 극대화하고 도심 내 풀필먼트 입지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규 쿠팡 전무 역시 "도심형 물류 관련 제도가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도심 내 물류센터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택배 허브터미널 등 물류센터 확보가 택배기사 근로조건 악화나 고덕동 이슈처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는 물류센터 부족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기준 2016년 택배물량은 7억2000만개에서 지난해 11억8000만개로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에 있는 물류 창고는 32개에 37개로 5개(1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주민들이 자기 지역 내 물류센터 조성에 반대하면서 외곽으로 밀려난 결과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로 들어오는 화물 차량의 수가 4년 만에 9.9% 늘었다. 택배 운행 거리도 평균 7km 증가했다. 물류센터가 서울 등 도시 근처에 들어서지 못하면서 택배기사의 근로시간 증가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 내에서 배송이 가능한 물품이 분류작업을 위해 경기도 물류단지를 거쳐 서울로 오는 이동거리가 일 평균 4만km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유류비용은 연간 20억원이 늘어나고 환경 측면에서도 오염물질 90t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물류센터 혐오시설로 분류돼 외곽으로 밀려나…노조 "근로조건 개선은 도움, 저상차는 대안 안돼"

업계의 이런 주장에 대해 노조 역시 일부 동의하고 있다. 택배 분류작업 부담과 과도한 물량이 과로사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이지만 배송 거리가 줄어들면 근무조건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택배 관련 또 다른 문제인 지상 아파트 출입 금지 관련해서는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노조는 지상 출입 금지 아파트 배송을 위해 도입된 저상차량을 반대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저상차량에 옆문을 다는 슬라이딩 도어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노총 택배노조 관계자는 "현재 서브터미널 부지 부족으로 슬라이딩 도어 방식은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슬라이딩 도어가 상대적으로 작업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화물칸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건 마찬가지인 만큼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본다. 택배 터미널이 배송지와 가까워지면 이동 시간이 줄어 근로조건 개선에는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5차 국가물류기본계획안에는 택배기사 등 물류산업 일자리 환경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람 중심 일자리를 마련해 누구나 일하고 싶은 산업을 만든다는 목표다. 종사자 보호조치 이행 강화와 안전 확보 위한 인센티브 확대, 단시간 근무제와 유연근무제 등 여성·노인 친화적 일자리 구축 등이 추진된다.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기술 개발과 장비 보급, 저상 적재함과 하역기술 등도 연구개발(R&D)를 진행한다.

이 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과 물류산업 디지털화 등의 변화에 대응한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에도 방점을 찍었다.

첨단 스마트 기술기반 물류 시스템 구축과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해 배송 로봇 등 첨단 운송 수단 활용을 확대하고 도심 내 지하 물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특히 비싼 땅값으로 인해 도심 내 물류 인프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하 물류센터를 개발해 효율을 높이고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은 줄인다는 목표다. 자율주행 화물차 기술 고도화 등도 추진한다.

해운분야에서는 무인 자율운항 선박을 상용화하고 스마트 항만 건설·운영 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율운항 선박 및 운항시스템을 개발하고, 하역부터 이송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된 지능형 스마트 항만을 전국 곳곳에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물류 관련 R&D에 1461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이런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물류사업 정보통신(IT) 활용지수를 39.6에서 66.1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물류산업 일자리 수는 64만5000명에서 97만 명으로, 물류산업 매출액은 91조9000억원에서 140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국가물류기본계획은 육상·항공·해운 등 국가 물류정책의 기본방향을 담은 10년 단위 최상위 계획으로 5년마다 수립한다.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물류정책의 전략과 세부 과제 등을 함께 구성했다.

국토부와 해수부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 최종안을 마련한다. 이후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달 안으로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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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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