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앞으로도 멜로는 꾸준히 하고 싶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꿈꾸잖아요. 저는 제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어요. 그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이요."
배우 지진희가 JTBC 드라마 '언더커버'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그리고 한 여자의 남자를 표현하며 급박하게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도 '멜로 장인'의 면모를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지진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2021.06.16 alice09@newspim.com |
"드라마가 그래도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어요. 주말 밤 11시라는 시간대가 쉽지 않은 시간인데, 최고 시청률이 나왔다는 건 그래도 대단하다고 볼 수 없지만 괜찮은 결과인 것 같아요. 여전히 작품을 떠나보낼 땐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죠. 아쉬운 부분도 있고요. 저에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별하는 게 일상이지만 시원섭섭해요."
이번 작품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서 지진희가 맡은 한정현은 가족밖에 모르는 평범한 가정의 아빠이지만, 국정원 요원으로 지냈던 과거를 철저히 숨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끌렸던 이유는 일단 가족을 위해 싸운다는 거였어요. 보통은 애인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혹은 정의를 위해 싸우잖아요. 그런데 한정현은 온전히 가족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답답하긴 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에 액션이 있던 것도 좋았고요(웃음). 젊었을 때가 아닌, 철 지난 나이 먹은 중년이, 한때 잘 나갔던 요원의 액션이라는 점이 매력 있게 다가오더라고요."
지진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극중 아내이자 인권변호사 최연수로 분한 김현주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미 부부로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에 시청자들에게도 이질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지진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2021.06.16 alice09@newspim.com |
"현주 씨랑은 가족이고 부부지만 같이 붙어 있는 장면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애인있어요'의 연장선으로 봐주시더라고요. 저랑 현주 씨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전작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이렇게 세 번이나 같은 작품에서 만나는 게 쉽지 않은 건데 덕분에 더욱 편하게, 쉽게 작업할 수 있었죠."
일명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드라마를 채우는 요즘에 '언더커버'는 어찌 보면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이자 남자의 이야기다보니 '올드하다'는 평도 잇따랐다.
"맞아요. 내용도, 상황도 그렇고 그렇게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이게 차별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정현이라는 인물이 과거의 일로 인해 많이 위축돼 있는 캐릭터였어요. 과거의 일이 밝혀지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것 같고, 밖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나가지도 못하는 인물이었죠. 이런 서사나 상황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요즘엔 드라마가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않게 하잖아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이 크죠."
지진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의 갈증을 느꼈던 액션, 그리고 늘 욕심을 냈던 멜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액션의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고, 김현주와의 멜로까지 더해지다 보니 그에겐 만족할 작품이 됐다.
"액션도, 멜로도 정말 계속 하고 싶어요. 사랑은 정말 누구나 꿈꾸잖아요. 20대엔 그 나이에 맞는 사랑을 알게 되는 것처럼, 저도 지금 50대에 표현할 수 있는 사랑과 그 감정이 있어요. 그래서 제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어요. 자극적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꾸준히 제 나이에 맞는 액션, 멜로를 하고 싶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지진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2021.06.16 alice09@newspim.com |
'60일, 지정생존자', '언더커버',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성공시켰다. 나름의 흥행 요소를 생각하며 작품을 선정하는 법 했지만 그는 "생각을 안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흥행 요소를 생각하는 건 쉽지 않아요. 흥행에 대해 생각하면 제가 대중적인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데 저는 제가 봤을 때 재미있는 작품을 해요. 여태껏 그렇게 해왔고요. '언더커버'도 마찬가지예요. 뻔한 내용이지만 그 안에 액션이 있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아가는 거죠."
JTBC '언더커버'를 끝낸 지진희는 차기작에 돌입했다.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만이 거주하는 '로얄 더 힐'의 추악한 욕망과 비밀, 그리고 죄의식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tvN 드라마 '더 로드 : 1의 비극'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하반기는 이제 차기작 방송을 준비 하고 있어요. 요 근래 푹 빠진 스포츠가 골프인데, 하반기 드라마를 잘 끝내고 얼른 골프를 잘 치고 싶어요. 하하. 아는 분이 제 사주를 봐줬는데 하반기만 잘 넘기면 내년은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하반기 드라마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당장의 계획입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