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 백신, 식약처서 허가신청 전 사전검토 중
해외용 백신 이르면 9월부터 생산...내년 1억 도즈 목표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스푸트니크V 백신이 델타 바이러스에 90%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기업에서도 해외용 스푸트니크 백신 생산을 준비하는 한편 국내 허가를 위한 물밑 작업도 펼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컨소시엄)은 오는 8월부터 스푸트니크V(2회 접종 방식)와 스푸트니크 라이트(1회 접종 방식)를 시생산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엔 휴온스를 주축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 등이 참여한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 인도 등 67개국에서 승인됐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러시아, 키르키스탄, 베네수엘라, 몽골에서 승인을 받았다.
스푸트니크 백신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도입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4월 스푸트니크V의 비임상 자료에 대한 허가신청 전 사전검토에 착수했다. 약사법 제35조 2는 의약품 등의 품목 허가를 받으려는 자는 안전성·유효성 자료 등 필요한 자료의 작성기준에 관해 미리 식약처에 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전검토를 받게 되면, 중복 검토를 피할 수 있기에 정식 허가 심사 속도가 그만큼 단축된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스푸트니크V에 대해선 비임상 자료를 냈다"며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경우 사전검토 신청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V 코로나19 백신. 2021.04.25 [사진=로이터 뉴스핌] |
컨소시엄은 이르면 9월부터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 라이트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점차 생산량을 늘려 올해 연말까지 2000~3000만 도스(1회 접종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발주에 따라 생산 백신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컨소시엄도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오송에 백신 센터를 건립 중에 있으며, 2000L급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 8대를 우선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휴메딕스와 보란파마도 기존 설비에 더해 완제 포장을 위한 라인을 증설 중이다. 휴메딕스는 7월, 보란파마는 연내 라인 증설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설비 증설이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생산과 출하 모두 안정 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목표량은 월 1억 도즈 이상이다.
컨소시엄이 생산한 백신은 러시아 국부펀드(RDIF)를 통해 해외로 공급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공급할 나라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오는 7월 러시아 기술진이 방한해 스푸트니크 V와 라이트에 대한 기술이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푸트니크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체내로 운반하는 벡터(전달체)를 이용하는 백신이다. 러시아 국립 가말레야 연구소에 의하면 스푸트니크V는 인도발 코로나19 델타 변이에도 90%의 예방효과가 있다. 스푸트니크V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는 약 9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