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김인규)가 경복궁 동궁 남쪽 지역에서 현대 정화조와 유사한 시설을 갖춘 대형 화장실 유구를 발굴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화장실은 동궁 권역 중에서도 남쪽 지역에 위치해 동궁과 관련된 하급 관리와 궁녀, 궁궐을 지키는 군인들이 주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화장실 유구가 발견된 경복궁 동궁의 남쪽 [사진=문화재청] 2021.07.08 alice09@newspim.com |
동궁 권역의 건물들은 1868년(고종 5년)에 완공됐으나,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조선물산공진회장이 들어서면서 크게 훼손됐다.
경복궁 화장실의 존재는 '경복궁배치도', '북궐도형', '궁궐지' 등에서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발굴된 유구가 화장실이라는 것은 해당 문헌의 기록으로 알 수 있다. 문헌에 따르면 경복궁 화장실은 최대 75.5칸이 있었는데 주로 궁궐의 상주인원이 많은 지역에 밀집됐다.
또 경회루 남쪽의 궐내각사와 동궁 권역을 비롯해 현재의 국립민속박물관 부지에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굴 유구의 토양에서 많은 양의 기생충 알과 오이, 가지, 들깨 씨앗이 검출됐다.
이는 '경복궁 영건일기'의 기록과 가속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절대연석분석, 발굴한 토양층의 선후 관계 등으로 볼 때, 이화장실은 1868년 경복궁이 중건될 때 만들어져 20여 년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발굴조사의 결과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문화재청 유튜브와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를 통해 12일부터 공개해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연구자와 시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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