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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이버 '제페토', 패러디와 비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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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의 특정 정치인 겨냥한 콘텐츠 제작 논란으로
대선 국면서 네이버의 서비스 관리 능력에 눈길 모아져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보이는 두 아바타가 등장한 게시물이 지난 25일 오후 돌연 비공개됐다.

게시물 제목은 '훠훠 같이가요'로 노 전 대통령으로 보이는 아바타가 두 팔을 벌려 뛰고 있고, 그 뒤를 문 대통령의 모습을 한 아바타가 뒤따라가고 있는 형태였다. '훠훠'는 문 대통령의 웃음소리를 흉내 낸 말로 문 대통령을 비판할 때 주로 쓰이는 의성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관련 게시물을 비공개 처리하며 선제조치에 나섰다고 관측했다. 이전에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에서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비하 이모티콘이 판매되자 곤욕을 치른 바 있어서다.

확인 결과 네이버의 조치가 아닌 이용자의 자발적 비공개 전환이었다. 네이버에서는 관련 계정의 게시물을 패러디로 판단하고 있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을 폄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기에는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시물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비난과 혐오의 콘텐츠라기보다는 단순히 정치적 성향이 같은 이들을 한 데 묶어 게재한 게시물로 볼 여지가 있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으로 보이는 아바타는 이마의 굵은 주름 등 전체적인 외형이 닮아있었지만 노 전 대통령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전부터 제페토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패러디와 비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콘텐츠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까지는 노 전 대통령을 형상화한 아바타가 대표적이다. 몇몇 이용자들은 이를 직접 제작해 제페토에서 활동하거나 커뮤니티 등에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 패러디와 비하의 경계에서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생성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과 이들의 지지자들이 제페토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서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후보자들의 갈등 양상이 첨예해져 제페토에서 여러 형태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패러디의 경우라 하더라도 콘텐츠가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등에 사용될 시 징계조치를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의 자정능력에 기대를 걸어 볼 수 있지만 제페토는 자체적인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을 동반하고 있다. 이용자 스스로의 사회적 눈높이 준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네이버는 계정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내부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제페토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증오, 폭력, 괴롭힘 등 '금지행위'와 관련된 콘텐츠 게시와 전송은 사전에 알림 없이 곧바로 삭제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증오 행동에 따른 보호 대상으로는 '정치 성향'이 적시됐다.

네이버가 대선 국면에서 패러디와 비하의 영역으로 구설수에 오를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 향후 서비스 관리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freshwa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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