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중차대한 시기, 지도부 흔들지 말라" 진화 나서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선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준석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들 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간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절정에 치닫는 모양새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지금은 굉장히 중차대한 시기다. 우리끼리 당내 갈등 싸움에 휩싸일 때가 아니다"라며 "이준석 대표가 취임한 뒤 국민의힘 지지도가 올라가고 외연확장에 확실히 득이 됐다는 것은 다 아실 것이다. 왜 이렇게 지도부를 흔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이어 "제발 자중해달라"며 "최고위원들도 똘똘 뭉쳐서 대여투쟁을 해야 한다. 각 캠프에서도 협력할 건 협력하고 양보할 건 양보해서 당내 권력투쟁에 몰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진짜 우리가 원하는 것인데 말씀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반발하자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윤한홍·조해진·박대출·김태흠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잘해보자는 의미였지만, 사실 다른 의원들은 당대표 리스크를 이야기했다"라며 "잘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당대표 리스크가 있는데, 당대표를 중심으로 뭉치자는 건 맞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준위의 토론회 준비과정과 이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 미흡한 대여투쟁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거론했다"라며 "대선 후보들끼리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당대표가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캠프에서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고 있는 윤한홍 의원은 당초 이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이 대표가 새로운 변화와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지만, 현 상황이 그에 부합하느냐"며 "후보들의 경쟁 관계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최근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불거졌다. 논란의 시작은 통화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원 전 지사와 통화한 음성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해 캡쳐본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윤 전 총장과의 관련된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원 전 지사는 대선 경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우려를 표하고 이 대표는 "걱정 말라"며 "곧 정리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리된다"는 주어가 윤 전 총장이 아닌 경선 과정의 갈등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말한 "정리된다"의 주체는 윤 전 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자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를 향해 통화 녹취본 전체를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대표가 사적으로 통화한 내용을 공개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표라는 사람이 통화 녹음을 하고 녹취록까지 번번이 공개하면 어느 의원이 대표한테 직접 전화해서 고충을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라며 "의원총회에서 이런 우려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최근 여러 가지 사태를 봤을 때 당 지도부가 당의 단합과 결속, 경선에서의 공정성 관리를 위해서 어떤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줬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뢰성에 관한 여러 가지 언행들에 대해 지도부가 조금 더 깊은 생각을 갖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일갈했다.
최 전 원장은 이어 "최근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의 관계에서도 녹취 문제가 불거졌다. 다행히 봉합되는 모습이었는데 원 전 지사와의 녹취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며 "내용을 아는 당사자들끼리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hun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