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성남시 고문변호사…수사지휘 회피 요구에 "회피 사유 없어"
법조계는 이해충돌 문제 제기…"공정성 위해 스스로 내려놔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경기 성남시 고문변호사 활동 이력과 관련해 "수사지휘 회피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각의 요구를 일축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이해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김 총장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그의 고문변호사 이력을 거론하며 수사지휘 회피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검찰청에서 검토한 결과 회피할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앞서 김 총장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 5월 7일까지 약 6개월간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김 총장이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 화현은 김 총장이 합류한 지난해부터 성남시를 변론했다. 성남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502건의 송사에 휘말려 있었다. 김 총장은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성남시 공사 대금 소송을 맡아 1308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8 photo@newspim.com |
법무부훈령인 검사윤리강령 제9조는 "취급 중인 사건의 피의자, 피해자 기타 사건 관계인과 민법상 친족관계에 있거나 그들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을 때 또는 당해 사건과 자신의 이해가 관련됐을 때에는 사건을 회피한다"고 정하고 있다.
야권 등에서는 검찰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수사를 진행하면서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고의로 늦추고 압수수색 장소에서 성남시장실이 빠지는 등 부실수사를 한 것에 대해 김 총장이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건 맞지만 대장동과는 일체 관련이 없다"며 "대검찰청 검토 결과 친족도 아니고 사건관계자 변호인도 아니었기 때문에 회피사유가 없다"고 지휘라인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검찰에 대한 총괄 지휘권을 가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오전 "특별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하는 등 수사지휘 라인에서 김 총장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에둘러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김 총장의 해명에도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더 두고 봐야겠지만 성남시가 의혹의 중심에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직전까지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면 제3자가 보기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수사 공정성 논란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수사지휘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평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윤석열 전 총장의 경우 추미애 전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게 이 부분 아니겠느냐"며 "당시에는 아무 관련 없는 라임 사건에까지 총장 지휘를 배제했으면서 이번에는 문제 없다고 넘어가는 게 이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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