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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시시콜콜] '인도사과'는 없다

기사입력 : 2021년10월23일 20:25

최종수정 : 2021년10월24일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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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대 중반 미국인 선교사가 일본서 최초의 서양 사과 재배
고향이 인디애나 주라서 일본서 '인도사과'로 알려져
사진 속 사과는 인도사과 아닌 '시나노 골드' 품종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사과가 한참 맛있는 계절에 난데없이 사과가 온통 봉변을 당하고 있다. 각설하고, 토리라는 반려견 앞에 내밀어진 '정체불명의 손'에 들린 사과는 대체 품종이 무엇일까? 한눈에 보아도 꽤 크고 맛있어 보이고, 다른 일반 사과와 달리 황금빛을 띠고 있는 것이 고급이라는 느낌이 확 드는 사과인데 말이다.

인스타그램에 그 사진을 올린 '실무자'는 그 사과가 '인도사과'라고 했다. 그러나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도사과'는 없다. '인도사과'는 지금은 시장에서 도태된 사과다. 따라서 이 사과를 살 수 있는 곳도 거의 없다. 인도사과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단순하다. 품종 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다.

인도사과를 밀어낸 건 일본에서 건너온 새빨간 '후지(富士)'다. '후지산'의 그 '후지'다. 한자어 발음으로 '부사'라는 명칭으로 더 통용된다. 후지는 1970년대 초반 국내에 들어왔다. 그러니 인도사과는 70년대 중반 무렵부터 시장에서 서서히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인도사과라는 단어가 등장하자, 옛날 어릴적에 맛보았던 인도사과가 맛있었다는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단지 먹을 것이 곤궁했던 시절에 맛보았던 단맛의 기억일 가능성이 높다. 요새 사과가 더 맛있다.

후지는 현재 전체 사과 재배 면적의 70%를 차지한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키우는 품종이다. 창고에 오래 저장해도 쉽게 무르지 않아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 후지 다음으로 많이 기르는 사과 품종은 홍로(13~14%)다.

'인도사과'는 '인디애나사과'가 우리나라에 잘못 전해진 명칭이다. 인도사과라는 명칭이 생긴 역사는 다음과 같다. 

1870년대 중반에 미국 인디애나 주 그린캐슬(Greencastle) 출신의 선교사인 존 잉(John Ing, 1840-1920)이 일본에서 서양식 재배 기술을 이용한 사과를 처음 선보였다. 

감리교 목사인 존 잉은 중국 청나라에서 4년 동안 선교활동을 하다 건강을 해쳐 귀국을 하게 되는데, 귀국길인 1874년(메이지 7년)에 요코하마에 들렀을 때, 역시 목사인 혼다 요이치(本多庸一, 1849-1912)와 만난다. 혼다 요이치는 메이지 시대 일본 기독교 교육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1874년 12월 존 잉은 혼다의 소개로 만난 키쿠치 큐로(菊池九郎)의 요청으로, 아오모리 현(靑森縣) 히로사키(弘前)의 '히가시오키주쿠(東奥義塾)'의 영어 교사로 취임, 아내와 함께 남녀반을 서로 나누어 가르쳤다. 잉은 영어 외에 산수, 박물, 역사도 가르쳤다.

히로사키에 영어 교사로 가던 그 해 크리스마스에 존 잉은 자신의 집에 혼다와 학원생 10여명을 초청해 크리스마스 만찬을 함께 했는데, 이 때 내놓은 서양 사과가 엄청 인기를 끌었다. 그때까지 일본에서 재배된 사과는 작고 쓰며 거의 먹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크고 달콤한 사과를 보거나 맛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사과가 인기를 얻자 존 잉은 사과, 토마토, 양배추 등의 종자와 묘목을 미국에서 들여와 재배를 지도했다. 이것이 바로 일본에서 최초로 지금처럼 맛있는 사과가 출현하게 된 역사다.

일본에서 사과하면 히로사키가 먼저 나오고, 히로사키가 사과의 천국이자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과 생산량을 자랑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기인한다. 히로사키에는 사과 공원도 있고 애플파이와 사과주(시드르)로도 유명하다. 이것이 모두 인디애나 출신의 선교사 존 잉의 덕택이다. 존 잉은 1878년 히로사키를 떠나 하코다테를 거쳐 미국으로 돌아왔고, 귀국한 다음에는 일리노이 주에서 농장을 운영하다 사망했다.

사과를 뜻하는 일본어 단어는 링고(リンゴ)다. 존 잉이 일본에서 재배한 사과가 그의 고향이 인디애나 주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인도 링고'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 배경을 모르는 많은 일본인들이 '인도 링고'가 인도라는 나라에서 왔다고 착각하고 있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우리나라에서도 인도사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사진 속 인도사과의 정확한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나노 골드(シナノゴールド)'라는 품종이다. 일본 나가노 현(長野県) 과수시험장에서 수년에 걸쳐 '골든 딜리셔스(Golden Delicious)'에 '치아키(千秋, 천추)'를 교배하여 1999년에 품종 등록했다. 황금 빛을 내기 때문에 황금사과라고도 불린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흔히 황금사과라고 불리는 '시나노 골드'는 일본 나가노 현(長野県) 과수시험장에서 '골든 딜리셔스(Golden Delicious)'에 '치아키(千秋, 천추)'를 교배하여 1999년에 품종 등록했다. 2021.10.23 digibobos@newspim.com

'골든 딜리셔스'는 이름처럼 황금빛을 내며 미국 내 15개의 가장 대중적인 사과 재배품종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선 예전에 '골덴'이라고 불렸다. 그럼 왜 나가노 현에서 만든 사과에 '시나노'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그건 나가노 현이 옛 봉건시대에 시나노 국(信濃国)이었기 때문이다. 

시나노 골드는 바삭한 식감으로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고 과즙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저장성이 우수하여 장기 보존이 가능하고, 주스나 애플 파이 등의 가공에도 적합하다. 국내에서 시나노 골드는 대중적인 사과가 아니다. 일반 사과에 비해 1.5~2배 정도 비싸서다. 그래서 마트에서 보기도 힘들고 아는 사람들만 농장이나 과일전문점에서 직매로 구할 수 있다.

사과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역사가 있다. 역사를 바꾼 3개의 사과가 있다. 바로 에덴 동산의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낳은 뉴튼의 사과, 그리고 '애플'사 스티브 잡스의 사과다. 사과는 역사를 바꾸는 힘이 있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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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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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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