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포퓰리즘'으로 얼룩진 대선후보 부동산 공약

기사입력 : 2021년11월09일 13:44

최종수정 : 2021년11월09일 15:09

'기본주택'·'원가주택' 등 선심성 공약, 국가 재정·미래 세대에 부담 준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이 말이 나오게 된 유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미국 서부개척시대 술집이라고 한다. 당시 서부의 많은 술집들은 술을 어느 정도 마시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했다.

사람들은 '공짜 점심'을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술집에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곧 깨닫게 됐다. 자신들이 내는 술값에 점심값이 이미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도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은 으레 '현실적'인 공약보다는 '낙관적'인 공약을 내놓기 마련이다. 표심을 얻으려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복지의 현실적인 기준을 얘기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를 좋아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고, 노후를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현실', 또는 '진실'을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두려워한다.

반면 "정부가 이렇게 많이 베풀어주겠다"며 선심성 공약을 내놓는 후보라면 어떨까. 표심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대신 해결해주기를 은근히 더 바라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100만가구 '기본주택'을 보자. '무주택자 누구나', '역세권 같은 도시의 핵심 지역에',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평생 거주'할 수 있다고 한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같지 않은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30만가구 '청년 원가주택'도 보자. '시세보다 싼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에 매각해 '차익의 70% 이상'을 보장받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이렇게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려면 얼마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까. 게다가 공급 규모도 100만가구, 30만가구라고 한다.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올까.

국가 주택사업을 주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분양주택으로 돈을 벌어서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있는데도 적자가 14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두 후보 공약처럼 대규모 주택을 원가로 공급한다면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돈이 과연 남아날까.

결국 비용은 우리의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만약 그것도 모자르다면 미래 세대의 세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 세대가 조금 편하자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큰 부담을 지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게다가 두 후보는 '포퓰리즘'에 대한 문제의식마저 높지 않아보여서 더욱 우려가 된다. 이 후보는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정책들을 많이 성공시킨 것 때문에 (내가) 인정받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그냥 포퓰리즘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원가주택이 포퓰리즘이라는 건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월급은 몇 푼 안 올랐는데 폭등해버린 집값을 바라보면서 무기력감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포퓰리즘 공약이 더욱 달콤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좋아하는 정책이라고 해서 성공적인 정책인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달콤했던 공약들이 향후 국가 재정과 미래 세대에 무거운 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후보들이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sungsoo@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